[더구루=변수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바이든 행정부 시절 도입된 발전소 탄소배출 감축 의무를 폐지했다. 온실가스 규제의 전면 철폐도 추진하면서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발전소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폐지했다"고 보도했다.
기존 규정은 장기 운영 석탄발전소와 신규 기저부하 천연가스발전소의 탄소 배출 한도를 강화한 내용이다.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90%를 포집·저장하는 탄소포집·저장(CCS) 기술 수준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2032년부터 적용될 예정이었다.
발전소는 미국 내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가운데 하나다. EPA에 따르면 미국 전력부문은 운송 부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해 미국 전력부문의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4억8500만톤으로 전체의 약 30%를 차지했다"고 집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발전소에 적용되는 나머지 온실가스 규제까지 없애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EPA는 "발전소의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할 권한이 연방정부에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방안이 최종 확정될 경우 향후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목적으로 발전소 배출 규제를 다시 도입하는 데 제약이 커질 수 있다.
리 젤딘 EPA 청장은 이번 규제 폐지를 미국 가계의 전기요금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내세웠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생활비가 주요 정치 현안으로 떠오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 규제 완화를 통해 전력 공급을 늘리고 비용을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EPA 역시 "이번 조치가 에너지 비용을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이후 오바마·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기후 규제를 잇달아 철회하고 있다. EPA는 지난 2월 온실가스가 국민 건강과 환경에 위협이 된다고 본 ‘위해성 판단’을 철회했다. 해당 판단은 연방정부의 온실가스 규제 정책을 뒷받침해 온 핵심 판단이다.
이와 함께 석탄 산업 부활과 천연가스 발전 확대, 원유 생산 증대를 추진하는 한편 태양광과 풍력 발전 사업에는 제동을 걸며 에너지 정책의 중심축을 화석연료로 옮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