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예린 기자] 국내 차량용 와이어링 하네스 전문업체 '티에이치엔(THN)'이 카자흐스탄 최대 자동차 기업과 손잡고 현지 첫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스포티지·투싼용 핵심 전장부품을 현지화해 현대자동차·기아와의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는 한편 중앙아시아 시장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16일 아스타나모터스(Astana Motors)에 따르면 회사는 전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티에이치엔과 차량용 와이어링 하네스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6월 양사가 설립한 합작사 '카자흐스탄 와이어 시스템즈(Kazakhstan Wire Systems·KWS)'가 알마티 산업단지 내 아스타나모터스 테크노파크에서 생산을 맡는다.
총 460만 달러를 투자해 연간 10만 세트 생산능력을 갖춘다. 오는 12월 기아 스포티지용 하네스를 양산해 코스타나이에 위치한 기아 카자흐스탄 공장에 공급한다. 2027년에는 현대 투싼용 제품 생산도 시작한다. 초기 약 200명을 고용하고 내년 직원 수를 509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티에이치엔은 와이어링 하네스와 자동차 전장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차·기아 1차 협력사다.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 멕시코 등지에 생산망을 두고 현대차·기아 글로벌 공장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지역 내 독자적인 합작 거점을 확보한 것은 카자흐스탄이 처음이다.
티에이치엔의 현지 생산은 현대차·기아의 카자흐스탄 생산 확대를 지원사격한다. 현대차는 아스타나모터스와 6700만 달러를 투자해 알마티 현대 트랜스 카자흐스탄(Hyundai Trans Kazakhstan) 공장에서 5세대 신형 투싼을 완전분해조립(CKD) 방식으로 생산키로 했다. 차체 용접과 도장까지 현지에서 진행하며 2027년 12월 양산에 들어간다.
기아는 코스타나이에 3억1000만 달러를 투입해 연산 7만 대 규모 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10월 쏘렌토 양산을 시작했고 올 1월부터는 스포티지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티에이치엔이 오는 12월 양산하는 하네스도 이 공장에 공급된다.
아스타나모터스는 영산글로넷(Youngsan Glonet), 모트렉스(MOTREX)와도 추가 부품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기아의 현지 생산이 늘면서 기존 한국 협력사들도 카자흐스탄 생산 품목을 확대하는 모양새다.
자동차 부품·물류업체 '영산글로넷'은 470만 달러를 투자해 시트 커버와 머플러 등 배기계 부품을 생산한다. 아스타나모터스와 공동 설립한 알마티 오토파츠 프로덕션(Almaty Autoparts Production·AAP)은 이미 현대 투싼용 시트를 현지 생산하고 있으며 싼타페용 제품도 생산 품목에 추가했다. 시트 커버는 올해 4분기, 머플러는 2027년 1분기부터 양산할 예정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업체 '모트렉스'는 약 2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해 자동차 바닥 내장재 생산에 나선다. 아스타나모터스와 합작한 카자흐스탄 모빌리티 엔지니어링(Kazakhstan Mobility Engineering·KME)에 연산 10만 세트 규모 생산라인을 구축해 오는 2027년 12월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모트렉스는 지난 2024년부터 KME에서 차량용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생산해 현대차 알마티 공장과 기아 카자흐스탄 공장에 공급 중이다.
관련 계약은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계기로 체결됐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15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했다. 16일에는 서울에서 열리는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와 한-중앙아시아 비즈니스 서밋 일정을 소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