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내 두 번째 산유국인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이 하루 300만 배럴 선을 회복했다. 이라크 정부는 이에 머물지 않고 전략 송유관 복원과 수출 터미널 확충을 통해 수출 역량을 하루 500만 배럴까지 늘릴 계획이다.
1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보 포털 'EMERiCs 아프리카·중동'에 따르면, 바심 모하메드 쿠다이르 이라크 석유부 장관은 지난 5일 이라크의 원유 수출 역량이 하루 300만 배럴 선을 회복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하루 약 234만 배럴에 머물렀던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은 이달 초에 약 300만 배럴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이란이 이라크 측 요청을 받아들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일부 유조선의 통항을 허용하면서 막혔던 해상 수출길이 트인 덕분이다.
이라크의 원유 수출량은 지난 2월 전쟁이 터지기 전만 해도 하루 약 420만 배럴에 달했으나 개전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약 145만 배럴까지 급감한 바 있다. 통항 허용으로 급한 불은 껐지만 특정 해상로에 원유 수송 전반을 기대야 하는 취약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라크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특정 해상 수송로에 대한 의존을 해소하고자 육상 우회로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는 지난달 바스라-하디사-피시하부르 노선과 하디사-바니아스 노선의 공사 추진을 지시하며 공급로 다변화 작업에 착수했다. 지중해 방면의 대체 노선을 확보해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송망을 갖추겠다는 취지다.
이라크 정부가 최종 제시한 하루 500만 배럴 규모의 수출 역량 목표는 전쟁 이전 수준마저 크게 웃돈다. 쿠다이르 장관은 "전략 송유관과 호르무즈 해협 수출 터미널이 모두 갖춰질 경우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터미널과 지중해 방면 송유관을 동시에 가동하는 다변화 전략이 안착해야 실현 가능한 청사진이다.
다만 이번 수출 반등에도 불구하고 구조적 한계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평가다. 이번 회복은 우회 송유관이 완공된 것이 아니라 기존 해상 경로의 통항 여건이 일시적으로 개선된 데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대체 원유 수출 경로가 완전히 구축되기 전까지 이라크의 원유 공급 안정성은 해상 통항 상황에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