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미국 재무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조기매입) 규모를 최대 3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실망감이 나타나면서 미 국채 금리가 되레 상승했다.
미 재무부는 9일(현지시간) "10∼20년 만기 국채를 대상으로 오는 10일 최대 60억 달러(약 8조400억원) 규모의 바이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장기물 국채 바이백 규모의 3배 수준이다.
그러나 대규모 매입 발표에도 불구하고 바이백 규모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나오면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이날 한때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4.85%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3년 11월 1일 이후 최고치다.
그동안 월가 일각에서는 재무부가 70억~80억 달러(약 9조3800억~10조7200억원) 규모의 파격적인 매입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재무부가 바이백 규모는 3배로 확대했지만 유가 급등으로 인한 고물가 우려가 여전해 국채 시장을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평가했다.
도이치뱅크의 스티븐 젱 전략가는 "미 재무부의 바이백 규모는 투자자들이 원했던 '충격'과 '경외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며 "재무부가 스스로 먹이를 계속 줘야 하는 괴물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스콧 베선트 장관은 발표 하루 전 바이백 확대가 국채 시장의 과열을 해소하는 데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8일 한 행사에서 "채권 균형 가격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세상에 완벽한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내 역할은 시장을 다시 균형 상태로 밀어 올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재무부는 바이백 규모를 추가로 확대할 것이란 신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회계분기 남은 6차례 바이백의 최대 규모는 각각 40억 달러(약 5조3600억원)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ISI 글로벌 정책·중앙은행 전략 책임자는 "베선트 장관은 바이백의 역할을 제한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국채 금리를 결정하는 것을 행정부가 장기적으로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셈"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월가 투자자와 분석가들은 바이백 확대 조치에 대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장기 차입 비용 상승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불안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국채 금리 상승으로 미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1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