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기대에 우선주 재평가 부각…'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시험대

2026.09.09 11:15:19

'금산법 10%룰'에 우선주 매입·소각 가능성
韓 증시 우선주 재평가 촉발 기대감

 

[더구루=홍성환 기자]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기대감으로 삼성전자 우선주에 투자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가 보통주 대신 우선주 매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선주의 저평가가 해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9일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매입하게 되면 보통주보다 저평가된 우선주를 매입 대상으로 삼을 것"이라며 "이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계열사들이 보유 지분을 강제로 매각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움직임은 한국 최대 재벌 기업이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매입해 심각한 가격 할인율을 개선하고 다른 기업에 선례를 남길 것이란 점에서 투자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삼성그룹 금융 계열사는 의결권이 있는 삼성전자 보통주를 10% 이상 보유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보통주를 매입·소각하게 되면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율이 높아져 강제로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그러나 우선주를 매입하면 기존 지배구조를 유지하면서 주가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미국 야크먼 애셋 매니지먼트 몰리 피에로니 대표는 "금산법 10% 규정으로 회사가 매입할 수 있는 보통주 물량이 제한될 수 있기 때문에 우선주 매입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우선주와 보통주 간 할인율을 개선할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 LG화학 등 국내 100여개 기업이 우선주를 상장했다. 이를 통해 창업주 일가의 의결권을 희석하지 않고 자본을 조달해왔다. 하지만 국내 우선주는 무의결권 보통주에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 저평가된 상태다. 실제로 영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팰리서 캐피털에 따르면 우선주 전체의 평균 할인율이 45%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한국 증시의 고질적인 문제인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하는 가운데 보통주에 비해 낮은 우선주 가격이 투자자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상균 쿼드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에 "보통주와 우선주 간 할인 격차가 좁혀질 모멘텀(추진력)이 형성되고 있다"며 "우선주는 과도하게 할인된 상태"라고 짚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최대 11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 계획을 내놓았지만, 자사주 매입·소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었다. 현재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 간 할인율은 26% 수준이다. 이는 최근 10년간 가장 큰 격차다.

 

현대차는 지난 8월 우선주를 포함해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의 보통주와 우선주 간 가격 차이는 50%를 웃돈다.

홍성환 기자 kakah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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