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중동발 액화천연가스(LNG) 공급 차질 속에 캐나다가 한국의 새로운 LNG 조달처로 부상하고 있다. 캐나다 서부 LNG 수출길이 열리면서 한국의 캐나다산 LNG 수입도 빠르게 늘고 있다.
6일 코트라에 따르면 올해 1~7월 한국의 캐나다산 LNG 수입량은 221만2554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04% 증가했다. 전체 LNG 수입에서 캐나다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8.4%로 확대됐으며 수입국 순위도 지난해 12위에서 올해 4위로 올라섰다.
캐나다산 LNG 수입 확대는 중동 지역의 공급 불안과 맞물렸다. 지난 3월 초 카타르 라스라판과 메사이드 산업단지에서 설비 피해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 LNG 수출의 약 20%를 담당하던 카타르에너지는 생산을 중단하고 구매자들에게 불가항력을 선언했다. 이에 한국의 3월 카타르산 LNG 수입량은 전월 약 66만톤에서 25만톤으로 61.9% 감소했다.
그동안 캐나다는 주요 천연가스 생산국임에도 아시아로 향하는 해상 수출 인프라가 없어 글로벌 시장 접근에 한계가 있었다. 2024년 기준 캐나다 천연가스 수출의 99.9%가 미국행 파이프라인에 집중됐다. 캐나다석유생산자협회(CAPP)는 “배관 제약과 LNG를 통한 글로벌 시장 접근 부재가 다른 주요 생산국에 비해 캐나다의 가스 수출 확대를 제한해왔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구조는 지난해 6월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 키티맷의 LNG 수출 프로젝트인 ‘LNG 캐나다’가 첫 화물을 선적하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캐나다 에너지규제청(CER)에 따르면 캐나다의 LNG 수출은 2024년 2776Mcf(천 입방피트)에서 지난해 30만3874Mcf로 늘었다. 지난해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목적지에 도착한 화물을 기준으로 한국행이 30회로 가장 많았다.
LNG 캐나다 1단계 생산능력은 연간 1400만톤 규모다. 한국가스공사는 이 사업의 지분 5%를 보유해 연간 약 70만톤의 LNG 물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12월 4척에 불과했던 출항 선박은 올해 1월 10척, 2월 11척으로 늘었으며 지난 5월 초 기준 전체 인도 횟수는 약 80회에 달했다.
운송 경로 측면에서도 공급망 다변화 효과가 있다. 캐나다 서부 연안에서 출발한 LNG는 태평양을 횡단해 동북아시아에 도착한다. 미국 걸프만발 물량이 파나마운하 정체에 노출될 수 있는 것과 달리 기존 주요 조달선과 겹치지 않는 항로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캐나다 정부도 LNG 수출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총리실 산하에 주요 프로젝트 사무소(MPO)를 설치해 국가 중요 인프라의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있으며 올해 5월 기준 원자력과 LNG, 교통 인프라 등 22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총 투자 규모는 1260억 캐나다달러(약 124조원)를 웃돈다.
LNG 캐나다 2단계 사업도 추진되고 있다. 지난해 9월 국책사업으로 지정된 데 이어 올해 5월 합작 참여사들이 추가 자금 집행을 승인했다. 캐나다 연방정부와 BC주 정부, LNG 캐나다는 연내 최종투자결정(FID)을 위한 투자협력에도 합의했다. 지난 6월에는 사전 엔지니어링과 기자재 조달에 착수했다.
캐나다의 LNG 수출은 중장기적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CER은 “현행 정책이 유지될 경우 2050년 천연가스 생산량이 하루 2700만Mcf로 2024년보다 약 50% 증가하고 LNG 수출은 연간 약 4800만톤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성장 시나리오에서는 LNG 수출이 연간 약 6200만톤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코트라는 “중동 전쟁 영향권과 파나마 운하 정체를 완전히 우회하는 태평양 횡단 항로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캐나다 LNG는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공급망 품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