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CJ가 향후 2년 내 북미 매출 1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공식화했다. 이재현 CJ 회장은 지난 5월에 이어 3개월 만에 다시 미국을 찾아 직접 사업을 점검하고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식품과 콘텐츠, 뷰티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지난해 8조원을 넘어선 매출을 3년 만에 1.5배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개별 브랜드 단위 해외 진출을 넘어 'K라이프스타일'이 미국 소비자의 일상에 스며드는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CJ는 1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힐튼 글렌데일에서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비전' 발표회를 열고 북미 사업 성과와 중장기 성장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 자리에서 2028년까지 북미 매출 12조원 목표를 제시했다.
2028년 12조원 매출 목표는 지난해 매출 8조원 대비 50% 더 늘려야 달성 가능한 수치다. 3년간 연평균 약 14~15%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하는 셈이다. CJ는 개별 브랜드 확장을 넘어 식품·콘텐츠·뷰티 간 연결을 통한 '2단계 성장 전략'을 앞세워 성장세에 탄력을 더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14일부터 사흘간 'KCON LA 2026'과 '올리브영 페스타',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K-컬렉션' 부스를 잇달아 방문해 K콘텐츠와 K푸드, K뷰티 중심의 K라이프스타일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
CJ는 미국 시장 규모와 트렌드 주도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약 26%, 가계소비로는 약 31%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특히 CJ의 사업 분야인 식품과 뷰티, 엔터테인먼트 등 라이프스타일 소비 규모가 크다.
K컬처에 대한 관심이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흐름도 뚜렷하다. 회사가 지난해 12월 실시한 '글로벌 K컬처 영향력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1000명 중 30%가 K푸드·K뷰티·K팝·K콘텐츠 등 K카테고리 전반을 구매·소비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2개 이상 소비한 응답자는 75%에 달했다. K외식과 K콘텐츠, K팝의 소비 경험 비율도 전년보다 각각 12~13%포인트 늘었다. 현지 문화 수용성이 높고 트렌드 확산이 빠른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발표는 지난 5월 이 회장이 미국 주요 사업장을 직접 찾아 제시한 북미 성장 전략의 구체화다. 당시 이 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북미 모든 사업을 K라이프스타일로 연결해 미국 소비자의 일상 속으로 확산해야 한다"며 사업 간 시너지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CJ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2단계 성장 전략'을 추진한다. 브랜드별 현지화와 생산·유통 기반 확대에 집중했던 1단계를 지나, 2단계에서는 식품·콘텐츠·뷰티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소비자 경험을 지속시키는 것이 핵심이다.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K푸드와 K뷰티의 습관적·반복적 소비로 확장하고, 이것이 다시 오프라인 문화 경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그룹 사업 간 공동 브랜드 마케팅과 사업 모델 협업을 확대하고, KCON과 비비고, 올리브영 등 소비자 접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나가는 전략이다.
식품 사업은 비비고를 앞세워 주류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CJ제일제당은 현지 생산 인프라와 유통망을 지속 확대하는 한편, 냉동식품에서 입증한 성공 방정식을 상온 보관(Shelf Stable) 제품으로 확장해 비비고를 대표 글로벌 K푸드 브랜드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실제 비비고 만두는 미국 B2C 냉동만두 시장에서 40%대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 점유율을 발판삼아 글로벌 시장 K푸드 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복안이다. 만두에 이어 햇반과 치킨, 김스낵, 김치, K소스 등 글로벌 전략 제품(GSP)을 적극 육성해 비비고를 세계 어디에서는 찾아볼 수 있는 진정한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목표다.
미국 소비자와의 K라이프스타일 오프라인 접점도 넓혀가고 있다. 14~16일 LA 컨벤션센터와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KCON LA 2026'은 K팝을 중심으로 K푸드와 K뷰티까지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K라이프스타일 축제로 마련했다. 콘텐츠에서 출발한 관심을 실제 소비로 확장하는 관문 역할이다. 이번에 미국에서 처음 열린 '올리브영 페스타'는 입점 중소·인디 브랜드가 현지 인지도를 높이며 소비자 문턱을 낮췄다.
허민회 CJ 대표는 "자사는 30년 이상 미국 시장에 지속 투자해왔으며 식품·콘텐츠·뷰티 분야의 독보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춘 유일한 기업"이라며 "K웨이브 인기를 K라이프스타일 경험으로 잇는 생태계를 구축해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현 회장은 "30년 전 '문화가 미래(산업)'라는 믿음에서 CJ의 문화 사업이 출발했듯이, 이제 콘텐츠·푸드·뷰티 등으로 세계인의 일상을 채우는 '글로벌 K라이프스타일 리더'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한편 CJ는 1995년 드림웍스 투자와 2012년 KCON 개최로 글로벌 콘텐츠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후 2018년 DSC 인수와 2019년 슈완스 인수, 2021년 피프스시즌 인수 등을 통해 식품·물류·뷰티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올해 상반기 기준 북미 누적 투자액은 9조7000억 원에 이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