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 귀환' 기대했는데…국내 ETF서 빠진 개미자금 해외로

2026.08.17 00:00:54

국내자산 ETF 7150억원 이탈…해외엔 3230억원 유입
증시 변동성·레버리지 규제에 해외투자 확대

 

[더구루=변수지 기자] 이달 들어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올해 처음 자금이 빠져나가며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증시 변동성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규제 강화가 자금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3~6일 국내 ETF 시장에서 4100억원이 순유출됐다. 이 가운데 국내자산 ETF에서 7150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해외자산 ETF에는 3230억원이 들어왔다.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ETF에서 자금 이탈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선 1~7월 국내 주식형 ETF에는 월평균 8조5000억원이 순유입됐다.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던 지난달에도 국내 주식형 ETF로 14조원이 들어왔으며 전체 ETF 시장에는 19조200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자산 ETF의 자금 유출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가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31일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진입 요건을 강화했다. 이후 이달 들어 삼성전자 레버리지 상품에서 2900억원, SK하이닉스 레버리지 상품에서 7200억원이 각각 빠져나갔다.

 

반면 해외자산 ETF로의 자금 유입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해외자산 ETF에 5조1000억원이 들어온 데 이어 이달 초에도 3230억원이 순유입됐다. 국내 자산에서 빠져나온 투자금 일부가 해외 자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자산에서 이탈한 자금 일부가 해외 자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하며, 미국 증시가 8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해외주식 중심의 ETF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직접투자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운영하는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6월부터 이달 7일까지 미국 주식을 58억8450만 달러(약 8조3000억원) 순매수했다. 6월 순매수로 전환한 뒤 7월에는 46억4240만 달러(약 6조5000억원)까지 늘었고, 이달에도 7일까지 6억810만 달러(약 8600억원)를 사들였다.

 

다만 국내 주식형 ETF 가운데서도 자금 흐름은 상품별로 엇갈렸다. 코스닥 관련 ETF에는 이달 들어 1310억원이 유입됐다.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사이 코스닥의 반등 폭이 상대적으로 커지면서 저가 매수를 노린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변동성에 대응할 수 있는 커버드콜 ETF도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지난달 커버드콜 ETF에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1조5000억원이 유입됐다. 주가 상승 여력 일부를 포기하는 대신 옵션 프리미엄을 통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증시 변동성이 커질수록 투자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국내 증시로 장기 투자자금을 유도하기 위해 ‘생산적 ISA’ 도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최근 ETF 자금 흐름은 해외자산 선호가 여전히 강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부는 국내 주식과 주식형 ETF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내 증시가 뚜렷한 상승 동력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세제 혜택만으로 해외로 향하는 투자 수요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변수지 기자 seoz@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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