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델타 라이벌' 알래스카항공과 방콕·싱가포르 등 5개 노선 코드셰어 확대

2026.08.12 13:15:05

인천~방콕·부산·하노이·호찌민·싱가포르 5개 노선 공동운항
시애틀發 아시아 환승 수요 확보…알래스카 ‘글로벌 게이트웨이’ 전략 맞손

[더구루=나신혜 기자] 대한항공이 미국의 풀서비스캐리어(FSC) 알래스카항공과 동남아시아 환승 네트워크 협력을 확대한다. 미국 내 전략적 파트너인 델타항공의 경쟁사인 알래스카항공과 손을 잡으면서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대한항공의 글로벌 파트너십 변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12일 항공 전문 매체 에어로루트(Aeroruotes)에 따르면 알래스카항공이 대한항공 운항편 가운데 인천에서 출발하는 △방콕 △부산 △하노이 △호찌민 △싱가포르 도착 편 5개 노선에 자사 편명 AS를 붙이고 오는 13일 공동운항(코드셰어)을 시작한다.

 

대한항공과 알래스카항공은 지난 6월 인천 이원구간 코드셰어를 위해 미국 교통부(DOT)에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당시에는 인천발 인도 델리·홍콩 도착 편까지 포함한 7개 노선을 신청했지만 오는 13일 시작하는 코드셰어편에는 홍콩과 델리가 제외됐다.

 

알래스카항공은 이미 자사 허브인 시애틀에서 출발해 서울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대한항공 운항편에 자사 편명을 붙여 코드셰어하고 있었다. 이번 코드셰어를 통해 시애틀에서 인천을 거쳐 부산과 4개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알래스카항공의 모회사인 알래스카 에어 그룹(Alaska Air Group)은 지난 2024년 하와이안항공 인수를 완료했다. 그동안 미국 국내선을 중심으로 운영했지만, 인수 후 장거리 국제선 중심의 항공사로 체질 전환을 꾀하고 있다. 실제로 알래스카 항공은 거점 공항이 위치한 시애틀을 '글로벌 게이트웨이'로 키우고 장거리 국제선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직접 취항만으로 아시아 네트워크를 촘촘히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대한항공과 코드셰어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시애틀에서 출발하는 아시아 여행객 수요가 높은 도시 노선을 코드셰어로 확보해 항공망을 보완한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으로서는 미 서부 최대 공항 중 하나인 시애틀 공항에서 아시아로 향하는 여행객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체적으로 미국 국내선 네트워크를 확장하지 않아도 알래스카항공의 고객 기반을 활용해 인천행 및 인천 이원구간 탑승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코드셰어의 또 다른 배경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따른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가 있다. 공정위는 기업 결합 승인 조건으로 시애틀-인천 노선 경쟁 환경 유지를 위한 시정조치를 부과했었다. 당시 대체 운항사로 알래스카항공이 선정됐었다. 이후 이번 코드셰어 협력으로 경쟁 촉진과 환승 편의 확대라는 정책 취지에도 부합하는 모습이다.

 

시애틀 공항은 대한항공과 태평양 노선에서 조인트벤처를 운영하는 델타항공과 알래스카항공이 지속적으로 경쟁해온 거점이다. 조인트벤처는 단순 코드셰어를 넘어 특정 노선 스케줄과 가격, 판매 전략 등을 함께 조율하고 발생 수익과 비용을 약정에 따라 공유하는 운영 방식이다.

나신혜 기자 nash@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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