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데이터센터 건설, 전력 이어 '물 부족'이 새 복병

2026.08.01 00:00:33

뉴욕주 첫 인허가 중단…1분기 1300억달러 프로젝트 지연·철회
가뭄 지역 규제 확산에 엔비디아·MS '물 제로' 냉각 기술로 대응

 

[더구루=김수현 기자]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미국 전역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이 급증하는 가운데, 전력망 용량에 이어 '수자원 부족'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각 주 정부가 물 소비 규제를 강화하면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등 관련 업계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1일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14일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행정명령을 통해 50메가와트(MW) 이상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 환경보전부(DEC)의 재량적 인허가 발급을 최대 1년간 중단시켰다. 이는 미국 최초의 주 차원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인허가 일시 중단) 조치다.

 

올해 1분기에만 미국 전역에서 1300억달러(약 187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차단되거나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센터의 물 소비는 서버를 직접 식히는 냉각수와 전력 공급 발전 과정에서 쓰이는 간접 소비로 나뉜다.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LBNL)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간접 소비량은 약 2110억 갤런으로, 직접 소비량(174억 갤런)의 12배에 달한다. 전체 소비량은 미국 총 물 소비량의 1% 미만이지만 데이터센터 상당수가 텍사스, 캘리포니아 등 가뭄에 취약한 서부 건조 지역에 몰려 있어 지역별 수자원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

 

이에 각 주 정부에서는 데이터센터를 겨냥한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주정부입법협의회(NCSL) 집계 기준 이달 현재 14개 주에서 데이터센터 금지나 모라토리엄이 논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물 사용량 공시 의무화 및 입지 사전 심사 강화를 골자로 한 재발의 법안이 논의 중이며, 텍사스 힐카운티는 모라토리엄을 제정했다가 개발업체의 제소로 철회한 후 프로젝트별 심사 체계로 전환했다.

 

업계는 물 소비를 거의 제로로 낮추는 건식 및 액침 냉각 등 기술적 해법을 도입하며 대응에 나섰다. 엔비디아는 최신 루빈 세대 인프라에 고온 액체 냉각 루프를 적용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폐회로 방식의 직접 칩 냉각 설계를 도입해 피닉스 등에서 시범 가동 중이다.

 

다만 이러한 신기술은 초기 도입 비용이 높고, 액침 냉각에 필수적인 PFAS(과불화화합물) 냉각액의 독점 공급사였던 3M의 시장 철수로 공급망 불안정 문제를 겪고 있다.

 

수자원 규제가 강화되면서 미국 내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등 물을 많이 쓰는 시설에 투자하는 한국 기업들의 선제적 리스크 관리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신규 입지를 검토할 때는 해당 유역의 물 스트레스 수준과 주 정부 인허가 절차도 초기 단계부터 챙겨봐야 한다"며 "저용수 냉각 기술은 초기 도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향후 규제 대응 비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함께 검토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김수현 기자 su26@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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