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홍성환 기자] 물가·주거비 부담 확대와 디지털 경제의 성장이 맞물리며 미국에서 '패시브 인컴'으로 불리는 '노동 외 소득'을 추구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 은퇴 후를 대비하는 투자 전략으로 여겨졌던 패시브 인컴이 다양한 계층의 경제 활동 목표로 자리 잡으며 소득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경제 트렌드로 부상한 것이다.
코트라는 1일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생활비 부담 증가, 주거비·교육비 상승으로 단순히 임금만으로 자산을 축적하기 어려워진 데다, AI와 자동화 기술 확산으로 고용 불안이 커졌다"며 "직장에만 의존하기보다 투자수익, 배당금, 디지털 콘텐츠 판매, 온라인 구독 서비스 등 여러 소득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현상을 '새로운 아메리카 드림'이라고 표현하며 "과거처럼 높은 연봉을 목표로 하기보다 자산과 콘텐츠를 활용해 지속적인 현금흐름을 만드는 것이 새로운 성공 공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AI를 활용한 전자책 제작, 온라인 강의, 뉴스레터 운영, 디지털 템플릿 판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부동산 임대, 차량 공유 서비스 등 다양한 형태의 소득 창출 방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가계 소득이 임금과 급여 등 근로 소득을 중심으로 형성됐지만, 최근에는 투자와 자산을 통해 발생하는 소득의 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 접근성이 높아지고 디지털 플랫폼이 보편화되면서 자산소득은 더 이상 고소득층만의 영역이 아니라 일반 가계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소득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재무 전략을 넘어 미국 경제 전반의 투자 문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기준 미국 성인의 57%가 이자, 배당금, 임대수익, 연금 등 비근로소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7%는 예적금 이자나 주식 배당, 부동산 임대수익 등 자산을 기반으로 한 소득을 얻고 있었으며, 30세 미만 성인의 약 30%가 투자나 금융자산을 통한 소득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노동소득이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근로자에게 임금 형태로 지급되는 비중을 의미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왔다. 생산성과 기업의 이익은 꾸준히 증가했지만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 발전, 글로벌 공급망 확대 등의 영향으로 임금 상승 속도는 상대적으로 제한되면서 기업의 자본수익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코트라는 "과거 승진이나 연봉 인상이 가장 중요한 소득 증가 수단이었다면, 최근에는 하나의 직업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수익원을 동시에 확보하는 '멀티 인컴' 전략이 일반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장 생활을 유지하면서 주식과 펀드에 투자하거나, 부동산 임대, 온라인 쇼핑몰 운영, 뉴스레터 구독 서비스, 디지털 콘텐츠 판매 등을 병행하는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이러한 추가 소득은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장기적인 자산 형성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