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폭락 가운데 해외 IB(투자은행)들이 비이성적이라는 진단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유효한 만큼 매도세가 멈출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30일 해외 IB 업계에 따르면, 노르디아 자산운용 싱가포르 법인은 최근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가 폭락과 관련해 “펀더멘털 측면의 전제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 나타나는 매도세는 AI 관련 테크주에 집중된 비이성적이고 패닉에 가까운 요소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히 최근 매도 흐름에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들의 부채 증가와 현금 흐름 감소로 인한 AI 설비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슈가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상장과 중국 반도체 기술의 발전도 영향을 미쳤다”고 부연했다.
홍콩 이스트이글 자산운용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으로 흘러들어간 자금을 고려한다면 이번 상황은 전형적인 기술적 매도세”라며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 계좌의 상당수가 정리되면 조만간 매도세가 멈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스프링 글로벌 인베스트먼트 싱가포르 법인은 “SK하이닉스가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현재 AI 시장는 단순히 좋은 실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AI 트레이드의 중심지가 된 메모리 섹터를 지지해 줄 추가적인 촉매제, 특히 장기 공급 계약과 주주 환원 정책 등에 대한 추가적 시그널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그널이 부재한 상황에서 시장이 기대치를 재조정함에 따라 AI 연계 주식의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BNY 홍콩 법인은 “현재 주가 움직임은 한국 증시 내 레버리지 수준이 여전히 높으며 추가적인 포지션 청산이 예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매도 압력은 IT 섹터에 집중돼 있는 반면, 나머지 대부분의 섹터에서는 광범위한 수요가 확인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