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효과 본 대한항공, 말레이시아 화물 운송 발 빠르게 확대

2026.07.29 08:34:42

페낭 화물기 매일 운항으로 증편…상반기 화물량 18% 급증
고유가 늪 속 AI·반도체 특수로 실적 방어…오는 12월 아시아나 합병 시너지 기대

 

[더구루=김예지 기자] 대한항공이 글로벌 반도체 및 첨단 기술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떠오른 말레이시아 페낭 노선의 화물기 운항을 전격 확대하며 동남아 항공 화물 수송 네트워크 강화에 나섰다. 최근 고유가와 지정학적 리스크로 항공업계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공급망 특수를 발 빠르게 활용해 실적 개선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전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지 화물 및 여객 사업 실적과 향후 운항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대한항공은 폭증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AI·반도체 수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페낭 노선의 화물기 운항 횟수를 기존 주 6회에서 주 7회(매일 운항)로 늘려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이만석 대한항공 쿠알라룸푸르 화물지점장(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페낭은 말레이시아는 물론 글로벌 반도체 패키징 및 고부가가치 기술 산업에서도 매우 중요한 핵심 거점"이라며 "7월부터 추가 화물편을 투입해 현재는 매일 운항하고 있으며, 선제적으로 수송 역량을 확충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페낭 노선에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한 8140톤의 수출 화물을 처리했다. 온도와 습도 등 미세한 환경 변화에 민감해 항공 수송이 필수적인 △반도체 △AI 서버 △정밀 의료 기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주를 이루며, 인천 허브를 거쳐 동북아시아와 북미 시장으로 공급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노선 역시 △항공우주 부품 △전자제품 △태양광 패널 등의 수송 수요에 힘입어 상반기 수출 화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5219톤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현재 쿠알라룸푸르에 주 2회 전용 화물기를 투입함과 동시에 매일 운항하는 여객기의 하부 화물칸을 함께 활용해 수송 능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대형 화물 전용기 인프라와 정밀 운송 노하우를 갖춘 대형 항공사(FSC)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이번 반도체 특수 국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만석 지점장은 "AI 및 반도체 제품은 운송 과정에서 극도로 정밀하고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는 고난도 화물"이라며 "대한항공이 보유한 정밀 화물 취급 노하우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 주요 수출 기업들과 협력해 전 세계로 안정적인 수송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물뿐만 아니라 여객 부문의 성장세도 견조하다.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의 '쿠알라룸푸르-서울' 노선 이용객은 8만 65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으며, 평균 탑승률은 기존 76%에서 86%로 대폭 상승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중동 허브를 우회해 서울을 거쳐 북미나 일본 소도시로 이동하는 환승 여객 수요를 흡수한 결과다.


이와 함께 오는 12월 17일 예정된 아시아나항공과의 최종 통합도 말레이시아 사업 확장에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면 보유 항공기는 약 230대, 국제선 노선은 120개 이상으로 늘어나 네트워크 연결성과 스케줄 경쟁력이 한층 강화된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 중복 노선 스케줄 최적화와 대형 기종 투입, 추가 증편 등을 검토해 말레이시아를 비롯한 주요 아시아 노선의 공급 역량을 단계적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아울러 시장 수요를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지난 2007년 중단되었던 서울~페낭 여객 노선의 재개 가능성도 다각도로 검토할 계획이다.

김예지 기자 yeletzi_0418@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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