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한국 증시가 글로벌 AI·반도체 주가의 바로미터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증시 내 AI 관련 종목 비중이 높아지면서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의 방향타가 되고 있다.
20일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코스피와 나스닥100지수의 60일 상관계수는 0.46으로 최근 2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 최근 5년 평균인 0.16의 약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 시장이 약세를 보일 때 나스닥 100 지수가 코스피에 반응하는 민감도도 지난 7일 기준 1990년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MSCI 세계 지수(MSCI World Index)도 이에 연동돼 이달 초 4년 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코스피와 일본 니케이 225 지수 간의 상관관계도 높아졌다. 일본 아시아 주식 자문기관 ‘오르투스 어드바이저스(Ortus Advisors)’는 글로벌 시장의 면밀한 모니터링을 위해 올해 초 20년 만에 처음으로 코스피 차트를 추가했다.
티그리스파이낸셜파트너스의 이반 파인세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은 사실상 나스닥과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변동성 생태계에 편입됐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코스피는 미국 AI와 반도체 투자 위험을 보여주는 장전(pre-market) 지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국 증시의 변동성은 여전히 높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코스피는 6월 고점 이후 25%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1조 달러(약 1489조원)가 감소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도 고점 대비 30% 이상 떨어졌다.
그럼에도 코스피는 올해 들어 여전히 62% 상승해 세계에서 가장 성적이 좋은 지수로 꼽힌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고려할 때, 한국 시장은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글로벌 AI 투자의 심장부로 남아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UBS 수미 트러스트 자산운용(UBS SuMi TRUST Wealth Management)은 "AI 랠리가 지속되는 한 이것이 투자자들이 받아들여야 할 ‘뉴 노멀’(New Normal)"이라면서도 "레버리지 거래로 변동성이 큰 시장이 투자심리를 주도하면서 주가가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괴리될 가능성이 커져 투자 판단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