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예지 기자] 한국전력이 베트남의 차세대 에너지 전략인 '닌투언(Ninh Thuan) 2' 원자력 발전소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전방위적인 공세에 나서며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오는 2035년 원전 가동을 목표로 공식 파트너 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이 유력한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려는 베트남의 전략적 선택과 맞물려 있어, 한국형 원전 수출의 역사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3일 베트남 투자 진흥 포털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닌투언 2호 원전의 성공적인 가동을 위해 올 3분기 중 최종 파트너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앞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응우옌 호앙 롱 베트남 산업통상부 차관과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의 기틀을 다졌으며, 지난 4월 한국전력과 페트로베트남(Petrovietnam)이 체결한 업무협약(MoU)은 현재 구체적인 사업 타당성 분석으로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당국은 이번 프로젝트의 파트너 선정 조건으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담보하는 첨단 기술 보유 및 30~60%에 달하는 현지화 비중 △연 3% 미만의 저금리 차관 도입 등 파격적인 금융 조건 △베트남 엔지니어 양성을 위한 포괄적 교육 프로그램 이행 등을 핵심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한 '팀코리아'는 과거 일본 컨소시엄이 현지 시장 내 통상 마찰 등의 여파로 중도 하차한 닌투언 2호기 사업을 이번에 반드시 수주하겠다는 각오다. 과거 일본은 베트남 원전 사업에 참여하며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으나, 현지 오토바이 시장에서의 통상 마찰 등 복합적인 이유로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이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한국은 이를 사업 기회로 삼고 있다.
팀코리아는 △한국전력이 전체적인 수출 창구 및 사업 관리(PM)를 맡고 △한국수력원자력이 기술 실무 및 원전 운영 역량을 담당한다. 여기에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자재 제작 및 공급망 구축을 △대우건설 등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시공 분야에서 힘을 보태며 '원스톱 풀패키지' 수주 체계를 완성했다. 이들은 러시아 로사톰이 닌투언 1호기를 선점하며 건설 비용의 85%를 차관으로 지원했던 방식을 참고해, 한국 또한 국책 금융기관을 활용한 파격적인 금융 패키지를 앞세워 수주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사업 추진을 위한 베트남 내부의 환경 또한 매우 우호적이다. 베트남 국회가 지난해 2월 채택한 '닌투언 원전 사업 특별 정책 결의안(제189/2025/QH15호)'에 따라 투자 정책 수정과 정부 간 협정(IGA) 협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특별 메커니즘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행정 절차 간소화는 사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 3분기 파트너 선정 이후 프로젝트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의 성패가 정책금융기관과의 연계된 금융 패키지 설계와 현지화 전략의 실효성에 달려 있다고 분석한다. 베트남 측이 명시한 연 3% 미만의 저금리 차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한국수출입은행 등과 치밀한 금융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30~60%의 현지화 비중을 맞추기 위해 베트남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형 원전이 베트남 에너지 믹스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중대한 기회이며, 한전과 팀코리아는 현지 네트워크와 인허가 대응력을 극대화하여 수주 경쟁력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