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른바 '3대 핵심 원자재'로 꼽히는 석탄, 팜유, 합금철의 수출 채널을 단일 국영기관으로 일원화하는 정책을 도입한다. 저가 청구와 이전가격 조작 등 부정 무역 관행을 근절하고 자국 내 자금 유입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12일 코트라에 따르면 인니 정부는 최근 석탄·팜유·합금철 수출을 단일 국영기관이 관할하도록 하는 '천연자원 수출 거버넌스에 관한 2026년 정부 규정 제24호'를 발효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앞서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국부펀드 다난타라 산하의 '다난타라 수므베르다야 인도네시아(이하 DSI)'를 단일 수출 관할 기관으로 지정했으며, 새로운 체계 적응을 위한 과도기를 올해 말까지로 설정했다.
석탄·팜유·합금철은 인니 수출의 핵심 축이다. 지난해 기준 이들 품목의 수출 규모는 총 768억7000만달러(약 116조원)로, 전체 수출액의 27.2%를 차지한다. 품목별로는 합금철이 279억7000만달러(약 42조원)로 가장 많았고 석탄이 244억8000만달러(약 37조원), 팜유·파생제품이 244억2000만달러(약 37조원)로 뒤를 이었다.
규정에 따라 DSI는 단독 수출 소유주 또는 중개자로서 상품의 판매 가격 책정과 마진 결정 권한을 보유하게 된다.
현지 업계에서는 가격 책정 권한이 국영기관에 집중되면서 기존 장기 공급 계약 조건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석탄 업계 전문가들은 DSI의 설립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운영 방식이 정립되지 않아 실제 계약 이행 여부와 조건 유지 가능성이 불확실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국부펀드 다난타라는 "DSI의 설립 목적이 이전가격 및 저가 청구 관행 근절에 있으며, 기존 사업 운영에 직접 개입하거나 수출 통제권을 행사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과도기 동안 민간 수출업체는 정상적인 운영 통제권을 유지하되, 재무부 관세청과 연계된 통합 시스템을 통해 거래 활동을 DSI에 보고하게 된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국내 기업의 공급망 사전 점검도 요구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원자재 조달 기업은 기존 계약의 DSI 평가 대상 여부와 가격 변동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며 "특히 팜유 수출 기업은 내수 식용유 공급 의무인 'MGR 프로그램' 등 까다로운 요건 충족 여부를 우선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트라는 또 "현지 관할기관의 조직 구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고 세부 지침이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과도하게 선제 대응하기보다는 정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