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변수지 기자] 원·달러 환율 1500원대가 이어지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 외환 리스크 점검에 나섰다. 금감원은 달러예금 쏠림과 시장 교란 가능성을 살피고 증권·보험업권으로 점검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9일 김성욱 부원장 주재로 ‘외환시장 안정화 관련 은행권 간담회’를 열고 은행권의 외환 리스크 관리 상황을 점검했다.
금감원은 은행권에 “달러예금 관련 과도한 이벤트와 유치 경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환율 상승 기대가 커진 상황에서 달러예금 수요가 몰리면 외환시장 쏠림이 심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가입자에게 환율 하락 시 손실 가능성을 충분히 안내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해외 원·달러 선물환 거래도 관리 대상에 올랐다. 금감원은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등 해외 원·달러 선물환 거래가 국내 외환시장 변동성이나 쏠림을 키우지 않도록 은행권에 협조를 요청했다. 외국환 포지션 점검 주기도 기존 월 단위에서 주간 또는 일간 단위로 단축해 한시적으로 관리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고도화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관련 감독조치 유예 기간을 이달 말에서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한다. 이는 환율 급등이나 외화 조달 경색 등 위기 상황에서 은행의 외화 자금 대응 능력을 점검하는 제도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은 지난 10일 시장 교란 의심 행위를 살피기 위해 주요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외환 공동검사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7일 긴급 시장상황점검회의의 후속 조치로, 금융권에서는 외국계 은행이 주요 검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사의 초점은 부당한 목적의 외환 거래 여부다. 당국은 외국환은행이 자신이나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시장 가격을 왜곡했는지 살펴본다. 특정 시점에 고객 주문보다 큰 규모의 일방향 거래로 환율에 영향을 주는 행위도 점검 대상이다. 현행 외국환거래법상 거래 질서를 해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은행권 점검 이후에는 증권·보험업권으로 관리 대상을 넓힌다. 증권업계에는 해외투자 상품의 환율 변동 위험 고지를, 보험업권에는 달러보험 불완전판매 가능성과 신규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를 각각 주문할 예정이다.
김성욱 금감원 부원장은 “은행은 과도한 환율 상승 등을 유발하는 투기적 외환 거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시장 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