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중국의 유럽연합(EU) 수입 규모가 3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무역 흑자는 소폭 증가한 가운데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도 심화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중국 관세총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EU 수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지난 4월까지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인 이후 첫 감소 흐름이다.
EU로의 수출 증가세도 둔화해 7.6% 성장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다만 EU와의 무역 흑자는 4월 대비 소폭 확대돼 여전히 300억 달러(약 45조5300억원)를 상회했다.
EU 국가별로 보면 중국의 독일산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6.2% 급감하며 지난 2개월 간의 증가세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 수입액은 24% 증가해 4월과 비슷한 성장률을 보였으며, 네덜란드 수입액은 8.8% 증가해 다시 성장세로 돌아섰다.
중국은 지난달 전체 수입 규모가 전년 대비 27.4% 급증했다. 이와 달리 EU 수입은 감소세를 보이면서 양측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할 조짐이다.
이미 EU는 친환경·디지털 전환 핵심기술과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U의 가장 강력한 무역 도구인 ‘통상위협 대응조치(ACI, Anti-Coercion Instrument)’도 거론되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무역 대응 수위가 점차 높아지는 양상이다.<본보 2026년 5월 19일 참고 EU, 중국 수출 공세 대응 위해 무역 방어책 검토...다음 달 정상회의에서도 논의>
중국도 EU의 무역 조치 가능성에 보복을 예고했다. 허융첸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기자회견에서 "EU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제재 조치를 강행할 경우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본보 2026년 5월 22일 참고 중국, EU의 무역 규제 강화 검토에 “보복 조치” 경고>
다만 이 같은 상황이 중국에 유리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하는 3대 신에너지 산업인 태양광,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 분야에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HSBC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이들 분야 수출의 40%가 EU였다.
HSBC는 “원유 공급 부족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중국의 경쟁력 있는 가격 및 품질은 긍정적 요소”라면서도 “중국과 EU 간 무역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이는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