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한국산 탄소강 압연 반덤핑 조사 착수

2026.05.28 09:03:04

자국 제조업체 제소로 한국·튀르키예·베트남·인도산 반덤핑 조사 개시
우크라이나, 처음으로 한국과 베트남산 조사

 

[더구루=길소연 기자] 우크라이나가 한국산 코팅 탄소강 압연 제품에 대해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수입 제품이 정상 가격보다 낮게 판매돼 자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주장에 근거해 실질적 피해를 조사한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고 공정 경쟁을 회복하기 위해 조사에 나서지만 한국산을 타깃으로 직접 반덤핑 조사를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철강시장을 둘러싼 복합적 이해관계와 국제정치적 긴장이 결합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28일 우크라이나 통신사 인터팩스(Interfax)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제무역위원회(Interdepartmental Commission on International Trade·ICMT)는 한국과 튀르키예, 베트남, 인도산 코팅 탄소강 압연 제품의 우크라이나 수입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코팅 탄소강 압연 제품은 표면 처리(코팅)로 내식성·마모저항·부식 방지 성능을 강화해, 배관·파이프, 구조용 강판·형가, 기계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특히 용접이 필요 없는 이음매 없는 파이프는 고압·고온 환경에서 누수 위험을 줄여 파이프라인·배관에 적합하다.

 

ICMT의 조사는 모듈-우크라이나(Modul-Ukraine LLC)와 폴리스틸(Polistil LLC) 등 현지 생산업체의 불만 제기로 시작됐다. 자국 생산업체의 제소와 우크라이나 경제환경농업부의 반덤핑 조사 결과 보고서 및 결론을 검토한 후 반덤핑 조사 결정이 내려졌다.

 

ICMT는 "국내 제조업체에 의해 제기된 진정에는 한국과 튀르키예, 베트남, 인도에서 생산된 코팅 탄소강 제품의 우크라이나 수입이 덤핑 가격으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며 "덤핑 마진이 최소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수입량 또한 법률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있다"고 판단했다.

 

제소업체의 제보 자료에 따르면 조사 기간(2022-2024년) 동안 앞서 언급된 국가들에서 우크라이나로 수입된 상품은 4.5배 증가하고, 수입된 상품의 가중평균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다. 2023년 이후 수입 제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우크라이나 현지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력을 위협했다.

 

불만을 제기한 우크라이나 제조업체는 "수입산 가격은 우크라이나 제조업체의 유사 상품 평균 가격보다 상당히 낮아, 덤핑 수입이 없었더라면 발생했을 국내 시장 유사 상품 가격 상승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반덤핑 조사 실행으로 한국 등 외국 생산자와 수출업자, 이해관계자 등은 오는 6월 25일까지 우크라이나 경제부에 등록 및 공청회를 요청해야 한다. 이어 7월 27일까지 최초 서면 의견을 제출하면 된다.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베트남산 제품을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7년 한국 무역위원회가 우크라이나산 합금철(페로실리코망간)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적은 있으나,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베트남산 제품을 타깃으로 직접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튀르키예와 인도산에는 2024년 4월 무역 구제 절차를 재개하며 반덤핑 조사를 단행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자국 내 산업을 보호하고 공정 경쟁을 회복하기 위해 개전 이후 보류됐던 반덤핑 조사와 재심사를 전면 재개하고 있다. 주로 튀르키예와 중국에서 수입되는 철강 제품(난방 라디에이터 등) 및 인도·파키스탄산 소비재(가정용 성냥) 등이 대상이다.

 

코팅 강판에 대해서도 우크라이나는 이미 중국산에 2023년부터 5년간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 중이며, 최근에는 말레이시아를 통한 우회 수입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길소연 기자 k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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