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로컬 주류기업 2곳, 소주 시장 가세…하이트진로·누볼라·펭귄 오버시스 '3파전'

2026.05.18 09:17:40

印 누볼라 스피리츠·펭귄 오버시스 자체 소주 출시
진로 현지 파트너 '모니카 알코베브' 시장 공략 '속도'
2030년 5500억 규모 성장 전망…규제 극복이 관건

[더구루=김현수 기자] 인도 시장에 K주류 열풍이 불면서 소주 시장 경쟁이 뜨겁다. K컬처 인기 속 소주에 대한 관심이 소비 확산으로 이어지면서 현지 주류업체들이 앞다퉈 소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시장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일찍이 인도 시장에 진출해 있던 하이트진로에 현지 '누볼라 스피릿(Nuvola Spirits)'과 '펭귄 오버시즈(Penguin Overseas)'가 가세하며 본격적인 '3파전' 주도권 싸움이 시작됐다.

 

18일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인도 소주 시장 규모는 2024년 2억5190만달러(약 3773억원)에서 2030년 3억6740만 달러(약 55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CAGR)은 6.6%로 글로벌 평균을 웃도는 속도다.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 인기를 등에 업고 현지 내 소주 소비는 가파른 성장세다.

 

독한 위스키와 럼이 지배하던 인도 주류 시장에서 소주의 부상은 이례적이다. 넷플릭스 등을 통해 한국 드라마를 접한 인도의 MZ세대와 여성 소비자들이 소주를 '트렌디하고 힙한 문화 상품'으로 소비하기 시작하면서 불이 붙기 시작했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다양한 과일 향을 첨가한 리큐르 성격의 소주는 인도 젊은 층의 입맛을 빠르게 사로잡았다.
 

세계 판매 1위 소주 브랜드인 하이트진로는 인도 현지 대형 유통사인 '모니카 알코베브(Monika Alcobev)'와 손잡고 대도시 중심의 유통망을 촘촘히 넓히고 있다. 높은 수입 관세 탓에 마하라슈트라주 기준 병당 830~850루피(약 1만 3000원) 선으로 가격이 다소 높지만, '진짜 한국 소주'라는 정통성을 앞세워 구매력이 있는 중상류층을 공략 중이다.
 

여기에 인도 주류기업 누볼라 스피리츠와 펭귄 오버시즈가 현지 독자 생산으로 도전장을 던졌다. 브랜드명은 각 ‘서울메이트(Seoul mate)’와 ‘소굿(So Good)’으로 현지 전역으로 유통을 확장하고 있다.

 

누볼라 스피릿은 자체 소주 브랜드인 '서울메이트'를 출시하며 하이트진로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이들은 한국식 쌀 증류 방식을 채택하면서도 인도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강조했다.

 

펭귄 오버시즈의 행보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까지 하이트진로의 인도 시장 진출 파트너에서 가성비를 내세워 진로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파트너십 종료 직후 그동안의 소주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자체 생산 브랜드를 론칭해 홀로서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본보 2026년 5월 8일 하이트진로 인도 옛 파트너 배신(?)…자체 소주 브랜드 출시>

 

하이트진로는 펭귄 오버시즈와 계약 종료 이후 지난해 12월 모니카 알코베브(Monika Alcobev Limited)와 파트너십을 맺고 인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모니카 알코베브는 진로의 인도 수입·유통·마케팅 전반을 전담하며 현재 ‘참이슬’ 시리즈를 유통하고 있다. 델리와 하리아나, 찬디가르, 우타르프라데시, 뭄바이 등 대도시를 시작으로 주요 도시로 순차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지 브랜드 진출로 경쟁이 복잡해지는 양상 속, 진로의 압도적인 인지도를 무기로 시장 선두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인도 주류 시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지만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인도는 28개 주마다 주류 관련 세금 체계와 유통 규제, 수입 관세가 완전히 달라 외외 주류 기업들에겐 대표적인 '레드테이프(관료적 형식주의)' 시장으로 꼽힌다. 게다가 대부분의 주에서 주류의 직접 광고를 금지하고 있어 대규모 마케팅도 어렵다.

 

현지 주류업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주별로 규제가 달라 사실상 28개의 다른 나라를 상대하는 것과 같다"며 "정통성을 앞세운 하이트진로와 가격·현지화 무기를 쥔 인도 로컬 기업 간의 3파전 속에서, 각 주의 복잡한 규제망을 효율적으로 뚫어내야하는 구조"라고 내다봤다.


쿠날 파텔(Kunal Patel) 모니카 알코베브 대표이사는 "소주는 글로벌 현상으로 진화했고, 진로가 그 변화를 이끌고 있다"면서 "파트너사로서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 글로벌 브랜드를 구축·확장하는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했다.

 

김현수 기자 mak@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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