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50% 올라도 안 산다"…美 전기차 판매 23% '폭락'

2026.05.16 02:34:10

美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 직격탄…신차 대신 중고차로 수요 이동
中 저가 전기차 공세 확대…유럽·신흥국 판매 성장세 뚜렷

[더구루=정예린 기자] 글로벌 고유가 기조가 전 세계 전기차 수요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시장만 나홀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국가별 수요 불균형이 심화하며 완성차 업계의 전동화 속도 조절과 판매 전략 개편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16일 자동차 시장조사기관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신형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신차 평균 가격이 5만 달러를 돌파한 데다 작년 10월 최대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까지 폐지되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크게 얼어붙은 탓이다.

 

신차 시장의 부진과 달리 중고 전기차 판매량은 같은 기간 17% 증가했다. 신형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평균 6000달러가량 비싸게 판매되자 고유가 부담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이 가격이 비슷한 중고차 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미국 내 가솔린 가격은 전쟁 전보다 50% 폭등한 갤런당 4.51달러 수준이다.

 

미국과 달리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가솔린 가격이 미국보다 2배가량 비싼 유럽의 경우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7% 뛰었다. 남미와 아프리카 등 기타 지역 판매량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급증하며 전 세계 평균 전기차 판매량 6% 증가를 이끌었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은 보조금 축소 여파로 내수 판매가 8% 줄었지만, 값싼 수출 물량으로 활로를 찾았다. 비야디(BYD)와 지리 등 중국 업체들은 2만 달러 미만의 저렴한 전기차를 앞세워 동남아시아와 신흥국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이들 업체의 물량이 라틴아메리카와 아시아 소규모 국가들로 유입되면서 지난달 중국의 전기차 수출 실적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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