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서울 재건축 시장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들이 대형 건설사들의 브랜드 전시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DL이앤씨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를 내세워 기선제압에 성공한 가운데, 다른 건설사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앞세워 수주전에 가세했다.
◇DL이앤씨, 목동 6단지 '아크로 목동 리젠시' 포문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목동 6단지는 현재 목동 신시가지 14개 단지 중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선두 주자'로, 최근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됐다.
지난달 27일 단독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얻은 DL이앤씨는 단지명을 '아크로 목동 리젠시'로 제안하며 하이엔드 적용을 공식화했다. 앞서 두 번의 입찰에서 단독 응찰해 유찰됐고, 다시 단독으로 참여하며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획득했다.
안양천 조망권을 확보한 6단지는 최고 49층, 14개 동, 2173가구 규모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할 예정이며, 다음달 27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있다. 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수의계약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목동 전체에 '하이엔드 브랜드' 바람을 일으키는 트리거가 됐다는 평가다
DL이앤씨는 글로벌 건축 디자인 회사인 '저디', 세계적인 조경회사 'MSP' 등과 손잡고 목동 6단지에 입체적이면서 차별화된 외관·조경 디자인을 구현할 방침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목동 6단지는 목동에서 유일하게 한강과 안양천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입지를 갖고 있다"며 "하이엔드 브랜드인 아크로가 가진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이번 제안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삼성·현대·GS건설, 4·8·11·12단지 '정조준'
삼성물산과 현대건설도 목동에서 입지 조건이 뛰어난 핵심 단지들을 선점하기 위해 조용히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목동은 서울 서남권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재건축 지역일 뿐만 아니라, 우수한 학군과 풍부한 인프라, 그리고 안양천과 한강 접근성까지 갖춘 상징적 주거지인 만큼 대형사들이 놓칠 수 없는 전략적 요충지이기 때문이다.
4단지는 상반기 시공사 선정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며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GS건설 등이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다. 12단지 역시 상반기 내 시공사 선정 공고를 준비하고 있으며 GS건설이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5단지는 하반기 시공사 선정이 가시화될 전망이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대건설은 목동 일대에 '디에이치' 라운지를 열고 조합원들과의 접점 늘리기에 나섰다.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쌓아온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목동까지 이어가겠다는 포석이다. 현대건설은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의 위상을 앞세워 목동 내에서도 상징성이 큰 대형 단지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롯데건설 또한 목동역 인근에 다음달 '르엘 라운지'를 열고 홍보전에 뛰어들 예정이다. 대우건설 역시 목동중학교 인근에 '써밋 라운지'를 마련하고 수주 활동에 나설 계획이며, GS건설도 라운지 개관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전체 14개 단지 가운데 주요 선도 단지를 중심으로 올해부터 내년까지 시공사 선정 절차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목동 재건축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과거의 과열된 비방전 대신, 건설사들이 각자의 ‘하이엔드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비사업 관계자는 "목동은 브랜드 상징성과 실익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서남권 최고의 요충지"라며 "본격적인 입찰에 앞서 브랜드의 위상을 각인시키고 장기적으로 조합원들과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목동신시가지는 1단지부터 14단지까지 모든 구역이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다. 재건축이 마무리되면 이 일대는 약 4만 7000가구에 달하는 신도시급 주거지로 거듭나게 된다. 전체 사업 규모는 약 30조 원대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