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정등용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약탈적 금융’ 발언으로 금융권이 포용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무리한 포용금융 확대가 금융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금융권 공공성 확대 주문 이후 은행장들이 이에 대한 협조 의사를 밝혔다.
장민영 IBK기업은행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취약계층과 소상공인을 위한 책임 있는 포용금융을 실천하며 금융의 공적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또 저신용자 대출에 대해 “고정이하여신(3개월 이상 연체)을 현재 원금 최대 60%까지 상각하는데 소액 대출일 경우 상각 범위를 더 넓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지난 2월 포용금융 추진 결의대회를 열고 “포용금융은 농협의 뿌리이자 존재 이유”라고 강조했다. 정상혁 신한은행장도 신년사를 통해 “생산적 금융과 포용금융 확대에 앞장서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상록수제일유동화전문유한회사(상록수)'의 장기연체채권 추심 사례를 약탈적 금융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상록수'는 카드대란으로 신용불량자가 늘어난 지난 2003년 10월 금융권이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만든 민간 부실채권 처리회사다. 신한카드가 30%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하나은행·IBK기업은행·우리카드 등이 각 1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대통령이 핵심 금융·경제 공약으로 ‘장기 연체채권 소각’을 추진하면서 캠코에 새도약기금이 설치됐지만 상록수가 보유한 채권은 넘어가지 않았었다. 상록수는 대신 주주로 참여한 금융사들에게 최근 5년간 약 42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해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 지적 이후 하나은행과 신한카드는 장기 연체채권을 캠코 새도약기금에 매각하기로 했다.
다만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금융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는 1분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생산적·포용금융 확대를 올해 경영상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지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