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수현 기자] "반포를 잘 알고, 반포를 위해 누구보다 가장 많이 노력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있던 모든 반포의 래미안 브랜드를 뛰어넘을 수 있는 압도적 랜드마크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정성문 삼성물산 건설부문 강남사업소 부장)
"PF대출이 아닌 가구당 2억원의 금융지원금을 조기 지급하기 위해 포스코이앤씨가 가지고 있는 892억원을 조합 통장에 꽂고 시작하는 것으로, 저희 입장에서는 엄청난 투자를 결정한 것입니다." (신찬문 포스코이앤씨 수주기획소장)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9·25차 재건축 사업을 두고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이달 30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두 회사는 지난 14일부터 잠원동 원능프라자 4·5층에 각각 홍보관을 마련하며 본격적인 수주전에 돌입했다.
이번 대결은 지난 2024년 1월 부산 촉진 2-1구역에서 포스코이앤씨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를 거둔 이후 약 28개월 만에 성사된 재대결이다. 업계에서는 "전통의 강자 '래미안'의 자존심 수성이냐",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운 포스코이앤씨의 역전 드라마냐"를 두고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삼성물산 “반포 래미안 타운의 완성”… ‘일루체라’로 잠원의 정점 찍겠다
삼성물산은 ‘브랜드 자산 가치’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래미안 원베일리·원펜타스·퍼스티지 등 반포의 주요 랜드마크들이 평당 최고가를 경신하며 브랜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성문 삼성물산 부장은 "많은 랜드마크를 만들어온 삼성물산의 단지들은 집값 1위를 기록하고 있을 만큼 큰 브랜드 가치를 증명해내고 있다"며 "일반 분양가 역시 대한민국 최고가를 경신하며 조합의 사업성을 대폭 개선해왔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업이 네 개 단지가 얽힌 ‘통합 재건축’이라는 특수성에 집중했다. 래미안 원베일리·리오센트, 반포 리체 등 다수의 통합 재건축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제자리 재건축', '독립정산제'라는 대원칙을 철저히 지키겠다는 방침이다.
정 부장은 "평형 계획부터 커뮤니티 정산까지 분쟁 소지를 없앤 가장 완벽한 통합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설계 면에서는 ‘지속 가능한 프리미엄’을 전략으로 내세웠다. 가장 큰 차별점은 한강 조망의 과학적 접근이다. 인근 단지의 재건축 상황까지 고려해 ‘360도 사이드 서베이’를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모든 가구가 간섭 없이 영구적인 한강 조망을 누릴 수 있도록 주동을 배치했다.
금융조건으로는 업계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을 활용해 사업비 전체를 한도 없는 최저금리로 책임 조달하고 △이주비 주택담보대출비율(LTV) 100%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수수료 ‘제로’ △계약 후 30일 이내 환급금 100% 선지급 △입주 시 분담금 100% 납부 등을 약속했다.
삼성물산은 경쟁사인 포스코이앤씨가 내건 ‘가구당 2억원 금융지원’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정 부장은 "포스코이앤씨가 조합원 개인에게는 상환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입찰제안서에는 '조합이 원금과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고 명시했다"며 "이는 '조삼모사'식 제안"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해당 지원금이 공사비가 아닌 조합의 부담으로 귀속되는 ‘사업비’ 항목에 편성되어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결국 조합이 떠안은 부채는 추후 조합원 분담금 상승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으며, 겉으로는 무상 지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조합원들의 자산에서 비용이 빠져나가는 구조라는 것이다.
◇ 포스코이앤씨 "오티에르의 승부수, 파격적 금융과 층고 특화"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앞세운 포스코이앤씨도 좋은 금융 조건과 혁신적인 설계안을 앞세워 총공세에 나섰다. 신찬문 소장은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를 넘어 잠원을 1등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담은 ‘021(Zero to One)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강력한 수주 의지를 피력했다.
포스코이앤씨가 내건 ‘021 프로젝트’의 핵심은 조합원 분담금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금융 제안이다. 핵심 동력은 가구당 2억 원에 달하는 ‘금융지원금 조기 지급’이다. 여기에 압구정 등 타 사업지 제안 금리(2~4%대)보다 낮은 ‘CD 금리 -1%’라는 초저금리 사업비 조달을 약속했다.
특히 ‘확정 후분양’을 선택해 2년간 시공사 자금으로만 공사를 진행해 조합원 이자 부담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신 소장은 "분양 시점을 2033년경으로 예상하며, 당시 평당 1억 5000만 원 이상의 분양가를 실현시킬 수 있는 압도적인 조건"이라고 밝혔다.
설계 부문에서는 독보적인 차별화를 강조했다. 강승협 포스코이앤씨 건축사는 "스카이브리지를 입체적으로 연결한 ‘미음(ㅁ)자 구조’를 적용해 한강으로 통하는 게이트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며 "단순히 한강이 보이는 수준이 아니라 조망 품질 자체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조망권 확보를 위한 주동 배치 방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주동을 영구 조망이 확보된 변전소 부지 방향으로 과감히 틀었다. 강 건축사는 “타워동을 줄기에서 잎이 뻗어 나가는 트리(Tree) 구조로 설계하고 위로 갈수록 높아지는 캔틸레버 구조를 적용해 더 많은 세대가 한강 전망을 누릴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커뮤니티와 부대시설에 대해서는 단순히 짐을 보관하는 지하 창고를 넘어, 국내 최초로 채광과 냉난방이 지원되는 2.3평 규모의 ‘세컨드 하우스(스튜디오)’를 전 세대에 제안했다. 신 소장은 “지하 공간에 200m 길이의 썬큰(Sunken)을 조성해 햇빛이 드는, 창문 있는 취미룸을 제공하겠다”며 “단순한 알파룸 개념을 넘어 타운하우스 같은 별도의 공간을 드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공공보행로와 입주민 동선을 입체적으로 분리해 입주민 전용 커뮤니티 공간인 ‘더 스트림’의 프라이버시를 완벽히 보호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제안이 단순한 기대 효과가 아닌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 기준을 준수하는 ‘실현 가능한 확정 제안’임을 거듭 강조했다. 삼성물산의 브랜드 파워에 맞서 ‘현재의 압도적 투자’와 ‘미래의 자산 가치 극대화’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신 소장은 “포스코이앤씨가 가진 모든 역량과 자본을 투입해 조합원들을 대한민국 1등으로 만들 준비가 끝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정’의 삼성물산과 ‘파격’의 포스코이앤씨를 놓고 조합원의 최종 선택은 오는 30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판가름 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