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반도체주 어디까지 오르나 "과매수 지표 닷컴버블 이후 최고"

2026.05.17 00:00:52

美 반도체지수 3월 말 이후 64% 급등
삼성전자·하이닉스 거래대금 코스피 40% 집중

 

[더구루=변수지 기자] AI 반도체주 급등에 미국과 한국 증시의 과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반도체 과매수 지표가 닷컴버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17일 미국 증권업계에 따르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SOX)는 지난 3월 말부터 이달 16일까지 64% 상승했다. 같은 기간 17% 오른 S&P500 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SOX의 주간 상대강도지수(RSI)는 85.5를 기록했다. 이는 2000년 3월 닷컴버블 정점 이후 최고 수준이다. RSI는 자산의 과매수·과매도 상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술 지표로, 0~100 사이에서 움직이며 수치가 높을수록 과열 신호로 해석된다. 일반적으로 70을 넘으면 과매수, 30 아래면 과매도 구간으로 본다.

 

종목별 상승 폭도 가팔랐다. 마이크론은 같은 기간 138% 뛰었고 AMD는 129%, 인텔은 193% 급등했다. AI 서버·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가 엔비디아 중심이던 투자 열기를 반도체 업종 전반으로 확산시켰다는 분석이다.

 

미국 기관 중개업체 조인스트레이딩은 “올해 S&P500 시가총액 증가분 5조1000억달러(약 7645조 원) 가운데 약 70%가 반도체·메모리 종목 상승분”이라고 밝혔다.

 

미국 자산운용사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터즈 대표는 "포물선형 급등이 나타날 때마다 시장이 지나치게 들떠 있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야 한다"며 "퀄컴 주식 일부를 매도했다"고 밝혔다. 영화 ‘빅쇼트’ 실제 인물로 알려진 투자자 마이클 버리도 반도체 ETF 하락 베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증시에서도 AI 반도체 쏠림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코스피 거래대금은 총 313조55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거래대금은 61조1616억원, SK하이닉스는 66조4270억원으로 두 종목 합산 비중은 전체의 40.7%에 달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성과를 상회한 업종이 반도체와 자동차 두 개뿐이었다”며 “소수 업종 쏠림 현상에 따른 후유증이 일시적인 변동성을 만들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업황 전망 자체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매출이 전년 대비 64% 증가한 1조3000억달러(약 195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지 기자 seoz@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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