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원유 생산량 1990년 이후 최저"…중동발 공급 쇼크 현실화

2026.05.14 14:19:05

OPEC 원유 생산량 172만배럴 급감
사우디 감산분, 전체 감소 폭 절반 차지

 

[더구루=변수지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생산량이 1990년 걸프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 원유 공급 차질과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사우디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지난 4월 원유 생산량이 하루 631만6000배럴로 집계됐다”고 보고했다. 이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걸프전이 발발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OPEC 사무국 월간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원유 생산량은 전월보다 하루 65만1000배럴 줄었으며, 지난 2월 이후 감소 폭은 42%에 달했다.

 

OPEC 회원국 전체 원유 생산량은 지난 4월 하루 평균 1898만배럴로 전월 대비 172만7000배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약 절반이 사우디 감산분이었다.

 

블룸버그는 “이란 전쟁이 페르시아만 선적을 막으면서 사우디·아랍에미리트(UAE)·이라크 등 주요 산유국 원유 생산량이 기록적으로 감소했다”고 전했다. 사우디와 UAE는 일부 대체 원유 수송망을 활용하고 있지만 생산 차질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UAE의 OPEC 탈퇴 움직임도 시장 불안 요인으로 거론된다. UAE는 지난달 약 60년간 유지해온 회원국 지위를 끝내고 OPEC 탈퇴를 선언했다.

 

다른 걸프 국가 상황은 더 심각하다. 쿠웨이트 원유 생산량은 지난 4월 하루 60만배럴 수준으로 반토막 났으며, 현재 생산량은 전쟁 이전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집계됐다.

 

원유 시장 전망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OPEC은 올해 글로벌 원유 수요 증가 전망치를 기존 하루 140만배럴에서 120만배럴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42만배럴 감소할 것”이라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변수지 기자 seoz@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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