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김현수 기자]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의 거처를 두고 국내 최고급 호텔의 표정이 엇갈렸다. 지난해 부임한 무뇨스 사장이 거처를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으로 옮기면서다. 글로벌 최상위 기업 수장 1인의 장기 숙박으로 인한 매출 효과는 월 최소 수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18일 호텔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부임한 무뇨스 사장은 최근 거처를 서울 잠실 롯데 시그니엘에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조선 팰리스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를 움직이는 거물의 거취 이동인 만큼, 호텔업계에서는 단순한 투숙객 이동을 넘어선 'B2B(기업 간 거래) 자존심 대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호텔업계에서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경영자(CEO)급 인사는 매출과 상징성 측면에서 '최상위 VIP'로 분류된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B2B 법인 계약 요금을 기준으로 할 때 최상급 호텔의 최고가 스위트룸은 1박에만 최소 2000만 원을 호가한다"며 "임원의 성향이나 기업 예산에 따라 수백만 원대 객실을 선택하더라도, 장기 투숙 시 발생하는 매출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귀띔했다.
여기에 식음료(F&B), 연회장 이용, 비즈니스 의전 서비스 등 부대 비용까지 더해지면 무뇨스 사장 한 명이 호텔에 가져다주는 직·간접적 매출 효과는 월 최소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무뇨스 사장의 이번 이동을 두고 '철저한 비즈니스 동선 고려'가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차그룹 본사가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해 있고, 주요 계열사와 협력사들이 강남권에 밀집해 있어 출퇴근 및 업무 미팅 등 이동 편의성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의 최고급 라인인 '럭셔리 컬렉션'과 제휴되어 있어 글로벌 멤버십(메리어트 본보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외국계 임원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반면 국내 최고층 럭셔리 호텔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롯데 시그니엘 서울은 '단기 숙박'과 '관광·휴양' 측면에서 글로벌 VIP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나, 주요 비즈니스 중심 지구와의 물리적 거리감이 장기 투숙 유치 경쟁에서 아쉬움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호텔업계가 이처럼 글로벌 고위 인사의 장기 투숙에 공을 지양하는 이유는 '브랜드 낙수효과'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방한 당시 소공동 롯데호텔에 묵으면서 해당 호텔의 글로벌 인지도와 가치가 급상승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영향력 있는 글로벌 리더가 선택한 호텔이라는 이미지는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에게 강력한 신뢰를 주기 때문에, 단순 광고 비용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마케팅 가치를 지닌다.
조선 팰리스 측은 "강남 역삼동에 있다 보니 본사를 베이스로 하시는 외국 임원들이 거처를 많이 둔다"며 "명품이나 패션, 아트 쪽 CEO급도 많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