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조선, 호르무즈 해협 넘어 오만만 돌파 테스트…美 해군과 긴장 고조

2026.05.14 09:42:59

이라크산 원유 200만 배럴 싣고 통과 시도
트럼프 방중과 맞물려 정세 급변

 

[더구루= 김수현 기자] 이라크산 원유를 가득 실은 중국 소유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이 미국의 해상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호르무즈 해협 탈출을 시도하면서, 미·중 간의 군사적·외교적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VLCC ‘위안화후(Yuan Hua Hu)’호가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간 후 오만만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 선박은 지난 3월 초 이라크 바스라 터미널에서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선적했으며, 24시간 내에 호르무즈 해협과 오만만을 빠져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중국 유조선의 통과 시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베이징 방문 일정과 맞물려 있어, 미·중 간의 외교적 파장뿐만 아니라 미국의 봉쇄 의지를 시험하는 중대 기로가 될 전망이다.

 

현재 미 해군은 USS 라파엘 페랄타함 등을 배치해 이란을 오가는 선박들을 차단하고 있다. 지난 일요일 이라크산 원유를 싣고 페르시아만을 빠져나온 ‘아기오스 파누리오스 1호’는 오만만을 벗어나려다 미 해군에 의해 저지당해 회항 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해당 조치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집행의 일환"이라고 공식 확인했다.

 

해협 내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물류 마비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이란 최대 석유 터미널인 카르그 섬의 선적 부두는 지난 금요일 이후 가동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위성 사진 분석 결과 네 차례 연속으로 부두가 비어 있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양국 간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조속한 재개방에 대한 희망은 희박해지는 분위기다.

 

한편, 선박들이 미 해군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위치 신호를 차단하면서 해상 교통량 파악에도 비상이 걸렸다. 광범위한 자동식별장치(AIS) 신호 조작(스푸핑)이 확산됨에 따라 선박 통행 검증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란 관련 선박들은 탐지를 피하고자 해협 진입 및 통과 시 장치를 껐다가, 이란 카르그 섬에서 동쪽 항해로 약 13일 거리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사이 '말라카 해협'에 도달해서야 다시 신호를 켜는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이처럼 의도적으로 위치 정보를 송출하지 않는 선박들이 늘어나면서 실제 물동량 파악에 혼선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수현 기자 su26@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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