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는 일본에 지레 겁먹어야 할 수준인가

-지난해 한일 1인당 GDP 격차 9000달러 불과
-전 세계 수출 비중 한국 3.1%·일본 3.75%

[더구루=홍성일 기자] 2일 일본정부가 결국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며 한일간의 경제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내에서도 "한국은 일본에게 어떤 피해를 줄 수 없다"며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얘기한다. 

 

1592년, 1910년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그렇게 쫄아야(?)하느냐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최소한 우리가 과거와 같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쫄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들이 많다. 

 

지금의 일본이 한국 경제에 대한 공격을 감행하는 것이 한국 경제가 일본 경제를 숨가쁘게 쫒아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점점 가까워지는 GDP

 

7일(현지시간) 세계은행은 2018년 세계 GDP 순위를 발표했다. 

 

한국은 12위를 기록했으며 일본을 3위를 기록했다. 

 

일본의 총 GDP는 4조9709억달러(약 5946조원)이었고 한국은 1조6194억달러(약 1937조원)이었다. 

 

약 3배정도 차이로 일본의 인구가 한국의 2.5배정도 된다고 했을 때 1인당 GDP를 보면 그 차이는 줄어든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1940달러였으며 일본은 4만1020달러로 9000달러가량이 차이가 났다. 

 

여전히 차이가 있지만 그 차이가 아주 크다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1인당 GDP 추이를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본이 처음으로 3만달러를 넘은 것은 지난 1992년의 일이었다. 

 

당시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1464달러였고 한국의 경우에는 8001달러였다. 4배의 차이가 벌어져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26년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 결과는 한국의 추격, 일본의 고착이라는 결과였다. 

 

일본의 1인당 GDP는 사실상 박스권에 갇힌 상태로 20년 이상을 보내왔다. 즉 경제성장이 거의 멈췄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그 사이에 경제규모를 4배나 성장시켰다. 

 

지금의 속도라면 10년정도면 1인당 GDP가 역전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무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지난해 무역 수출액은 약 7326억 달러였고 한국은 약 6055억 달러였다. 

 

이는 전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면 일본은 3.75%였으며 한국은 3.1%정도를 차지했다. 

 

일본이 1990년 전세계 수출에 8.27%를 차지했고 한국이 1.87%를 차지했던 것을 생각하면 그 차이가 아주 미미해진 것이다. 

 

◇일부는 강할지 모르겠으나…

 

한국이 일본에 미리 알아서 꿇어야 할 정도밖에 안되냐며 반론하는 주장 중 일부는 일본이 강할지 모르지만 그것을 한 곳에 모아서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은 한국이 낫다라는 것이다. 

 

반도체만 보더라도 일본과 한국, 유럽, 미국 등 다양한 나라에서 온 소재를 가지고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결국 한국이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정 소재에서 일본의 강세가 이어지지만 일본 경제가 이런 소재들을 한 곳에 모아 제품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일본 10대 IT기업의 영업이익을 합친 것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더 크다며 어느 부분에 있어서는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시장에 있어서도 일본 주식시장은 지난 30년간 40%나 규모가 줄어든 상황으로 아예 넘을 수 없는 산으로 남아있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처음이라 그렇다

 

이번 일본과의 경제전쟁에 '미리 무릎을 꿇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나 언론보도가 계속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목소리가 많다. 

 

경제를 두고 일본과 싸워본 것이 처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경제가 가지고 있는 힘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본과의 이런 경제전쟁은 언젠가는 그 어떤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치뤘어야 할 통과의례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한국이 본인들을 추월하거나 자신들의 영향력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서 불쾌감,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그렇기 때문에 언젠가는 일본이 이런 움직임을 취했을 것이라는 거다.

 

문재인 대통령도 2일 임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모두발언에서 "언젠가는 넘어야 할 산"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 부분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하는 부분도 이런 맥락으로 분석된다. 

 

한국과 일본의 경제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일본은 그 의도를 더 노골적으로 밝혀오고 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1905년 을사늑약 당시 학부대신이었던 이완용은 을사늑약을 반대하는 대신들의 결의를 대세, 국력을 운운하는 괴변을 내뱉으며 뒤집어 엎었다. 

 

"이번 일본의 요구는 대세상 부득이한 것이다. 일본은 더 이상 동양평화를 위태롭게 할 수 없어 이번 요구를 제기하였다. 반드시 목적을 관철하려고 할 것이다. 우리가 일본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을진대 원만히 타협하여 일본의 제의를 수용하고 우리의 요구도 관철하는 것이 좋다"

 

1905년 대한제국은 그런 힘이 없었을지 모르지만 2019년 대한민국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100년의 시간이 지나 한국과 일본은 다시금 충돌을 시작한 이 때 가장 먼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는 것'부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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