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제과업계 '꼼수 가격인상' 비난…용량만 줄여

2021.12.11 09:00:00

수년째 가격 유지하면서 용량 축소
가격인상 효과 기대

 

 

[더구루=길소연 기자] 일본 제과업계가 꼼수를 부려 가격인상 했다는 비난이 쏟아진다. 용량을 줄이는 대신 가격을 그대로 유지해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가져온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제과업계는 수년째 가격을 유지하면서 용량을 축소하는 '수축 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에서 자칭 '구두쇠'로 소문난 연구원 이와사 마사유키(45)는 일본에서 '수축 인플레이션' 연대기 중 하나로 초콜릿 비스킷이 대표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격인상 추적사이트(www.neage.jp)에서 약 400개의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추적한 결과 웹사이트 품목 대부분 제품은 작아도 가격은 그대로 유지되는 이른바 수축팽창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세탁 분말부터 도쿄 디즈니랜드 1일 입장권까지 가격 변동을 살펴봤다. 

 

이와사는 "일본에서는 디플레이션의 영향으로 가격을 직접적으로 인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수축은 일종의 최후 수단"이라며 "이같은 방법은 교활하면서도 소비자를 기만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관행은 일본에만 국한된 건 아니다. 지난 2016년 몬데레즈인터내셔널이 토블론(Toblerone) 초콜릿 바의 크기를 줄였을 때 전 세계적인 반발을 일으켰다. 세계 3대 물가 인상 도시에서 초콜릿 축소는 수년간의 디플레이션의 주목할만한 일이다. 살인적인 물가로 유명한 스위스 제네바와 취리히 식품 가격은 전 세계 77개 도시 가운데 각각 1, 2위를 차지한다. 

 

그동안 소비자 물가와 임금은 지난 20년 동안 거의 변동이 없었기 때문에 기업들은 고객을 잃을까 두려워서 가격 인상을 주저했다. 그러나 치솟는 원자재와 엔화 약세로 기업들이 연료, 원두, 소고기 등에 지불하는 비용이 높아짐에 따라 일본 주식회사마저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가격인상 징후는 뚜렷하다. 일본 기업의 14%만이 지금까지 고객에게 더 높은 비용을 떠넘긴 반면, 또 다른 40%는 그럴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대부분의 식품회사들이 비용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마음은 적다면서 이유로 쇼핑객을 소외시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반영했다고 답했다. 

 

와타나베 쓰토무 도쿄대 경제학 교수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면 식품 제조사들이 가격을 올리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서 "엔화 약세인 2013~2014년과 마찬가지로 많은 기업이 완전한 가격 인상을 주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 대신 제품 질량을 줄이면서 가격은 유지하면서 인상 효과를 기대했다. 

 

일본롯데는 지난해 일본에서 겨울 한정으로 출시한 초콜릿 '박카스(Bacchus)를 리뉴얼 당시 예고없이 12개에서 10개로 내용물을 줄였다. 바커스 초콜릿은 코냑이 들어가있어 초콜릿과 양주 부드럽고 절묘한 맛을 느낄수 있다. 양주 사용 알코올분 3.2%이다.

 

지난 2008년 부르봉(Bourbon)은 150엔(1.30달러)짜리 쇼콜리에 비스킷을 16개에서 14개로 줄였다. 또 부르봉은 나중에 각각의 과자를 1그램 이하로 줄여서 122.5그램에서 110.6그램으로 줄였다.

 

일본 최대 쌀과자 제조업체인 가메다 세이카㈜는 올해 자사의 '카키파이(kaki pi)' 쌀 크래커와 땅콩 믹스 내용물을 190g으로 5% 줄인 뒤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칼비(Calbee)는 다음 달부터 자사의 감자칩 일부와 자가리코(じゃがりこ) 감자 스틱의 함량을 약 5%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와는 별도로 12개 이상의 감자칩 제품 가격을 최대 10% 인상할 예정이다.

길소연 기자 k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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