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이어 코발트 대란 '우려'…완성차업계 이중고

2021.11.21 08:16:59

빨라지는 전기차 전환에 코발트 수요 급증
콩고, 매장량 70% 차지…정제 과정은 중국서
의존도 줄이기 '과제'…코발트 프리·하이니켈 배터리 등

[더구루=정예린 기자] 완성차 업계가 차량용 반도체 품귀현상으로 생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코발트 대란까지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배터리 핵심 소재인 코발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글랜코어(Glencore)의 다비드 보르카스(David Brocas) 총괄 트레이더는 독일 경제 전문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와의 인터뷰에서 "자동차 제조사들 사이에서 오늘날 반도체 칩 문제와 같이 코발트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밝혔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의 가장 많은 비용을 차지하는 양극재의 주요 원료다.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코발트 가격도 폭발적으로 치솟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면서 안정적인 배터리 소재 확보가 완성차 기업들의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코발트 뿐 아니라 리튬, 니켈, 구리 등의 병목현상에 대한 경고도 나오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배터리 금속 생산은 오늘날 석유 및 가스 생산보다 훨씬 더 지리적으로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코발트는 지리적으로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다. 전 세계에서 생산되는 코발트의 70%가 아프리카 콩고에 매장돼 있는데 불안한 현지 정국 등으로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다. 배터리 생산에 코발트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정제 과정은 대부분 중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IEA는 코발트 수요가 오는 2040년까지 현재의 20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향후 3~4년 내 코발트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발트 시장 규모는 현재 15만t에서 오는 2025년 25만t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은 코발트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기존에는 성능과 안전성의 관점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삼원소 구성비를 1:1:1로 한 배터리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원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을 늘린 하이니켈 배터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도 15%에 달하던 코발트 비중을 5%까지 낮추고 니켈 함량을 90%까지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SDI는 코발트 비중 5%, 니켈 함량 88%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적용한 '젠5(5세대)' 배터리를 올 하반기부터 BMW에 공급하고 있다. 현재 니켈 비중을 90% 이상 끌어올린 '젠6'를 개발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코발트 비율을 5% 이하로 낮추고 니켈 함량을 90%로 높인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를 하반기부터 고객사에 공급한다. SK온도 내달 코발트 함량 5%의 NCM(니켈 90%·코발트 5%·망간 5%) 구반반 배터리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중국 SVOLT 등은 코발트를 완전히 없애고 니켈과 망간을 각각 75%, 25% 혼합한 물질로 구성한 ‘코발트 프리’ NMX 배터리 대량 양산에 착수했다. 장성자동차, 스텔란티스 등에 공급한다. <본보 2021년 8월 31일 참고 SVOLT '코발트 프리' 배터리 최초 공개…장성차 '첫' 탑재>

 

다만 니켈도 공급 대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매장된 지역이 일부 국가에 집중돼 있는 탓이다. IE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필리핀, 러시아 3개국이 니켈 생산량의 약 60%를 차지한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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