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배터리 화재, 무리한 원가절감이 원인" 삼성SDI 출신 日 전문가 일침

2021.10.11 09:59:42

사토 노보루 나고야대 교수 인터뷰…"저렴한 배터리 재료가 문제"
하이니켈 트렌드도 지적…"열안전성 떨어져 발화 용이"
"日 대비 안전 기준 낮아…신뢰도 높은 日 기업에 기회"

 

[더구루=정예린 기자] 삼성SDI 출신의 일본 배터리 전문가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화재 원인으로 무리한 원가 절감을 꼽았다. 상대적으로 안전성이 낮은 저렴한 재료를 채용했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사토 노보루 나고야 대학 객원교수는 최근 일본 경제전문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전기차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가격 저감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토 교수는 삼성SDI와 혼다 등에서 임원을 지낸 인물로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 관여했다. 

 

사토 교수는 "한국산 전지를 탑재한 전기차 화재가 지난 2019년 중반부터 갑자기 늘어나고 있다"며 "배터리 부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안일하게 저렴한 재료를 채용하는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각 배터리 기업들이 적극 추진하고 있는 '하이니켈 배터리'도 주요 화재 원인으로 제시했다. 기존에는 성능과 안전성의 관점에서 니켈, 코발트, 망간 등 삼원소 구성비를 1:1:1로 한 배터리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원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코발트 비중을 낮추고 니켈을 늘린 하이니켈 배터리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한국과 중국 배터리업체들은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6:2:2 혹은 8:1:1까지 바꾼 양극재 채택을 늘리는 추세다. 

 

사토 교수는 "니켈이 증가하면 열안전성이 떨어져 발화가 용이해진다"며 "하이니켈화는 이러한 리스크를 수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안전성을 최우선시하는 일본 배터리·완성차 업계의 엄격한 기준과 대조된다는 게 사토 교수의 주장이다. 각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에 대해 엄격한 안전기준과 실험규격을 마련, 개발·평가 시험을 실시하고 있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저렴한 재료는 걸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에 빗대어 "유럽, 미국, 한국, 중국업체들의 배터리 개발 기준이 일본업체들보다 느슨하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다"며 "한국과 서양 기업들은 일본의 80% 수준, 중국은 그 이하의 시험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해외 업체에서 채용할 수 있는 배터리 재료이지만 일본에서는 채택할 수 없는 것들도 많이 있다"고 전했다. 

 

전기차 화재 사고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배터리 업계에는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토 교수는 "일본 전기차는 25년 동안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등 자랑할 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배터리 결험에 따른 전기차 화재와 대규모 리콜은 안전하고 신뢰성이 강점인 일본 배터리 산업에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토 교수는 '꿈의 배터리'라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 업계의 과한 기대감을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의 고체 전해질은 난연성의 특성을 가져 상용화되면 화재 사고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전고체 배터리도 환경에 따라 화재가 발생할 수 있어 화재가 100% 발생하지 않는다고는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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