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루&이슈] 4555개 회사 중 누가 살아남을까…中전기차 시장의 '오징어게임'

2021.10.09 00:00:00

생산능력은 2669만대 실제 생산은 136만대…공금과잉 '심각'
헝다 위기 속 구조조정 본격화 조짐…"생존확률 1% 가능성"
10여곳 생존확률↑…"샤오펑·니오·리오토 3대 스타트업엔 기회"

 

[더구루=김도담 기자] 중국 당국이 중국 신에너지자동차, 즉 전기차 시장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한 가운데, 현지 업계, 언론은 455개 중국 전기차 회사 중 누가, 과연 몇 개 기업만이 살아남을지 옥석 가리기에 나섰다. 중국 전기차 시장에도 승자 독식의 현실판 '오징어게임(넷플릭스 드라마)'이 시작된 것이다.

 

◇생산능력은 2669만대 실제 생산 136만대…당국 "합병·구조조정 필요"

 

중국 전기차 회사의 투자는 심각한 과잉 상태다. 올 5월 기준 중국 내에서만 455개 신에너지차 기업이 등록한 상태다. 4년 새 147곳이 늘었다. 기존 자동차 회사 71곳도 대부분 전기차를 내놨거나 내놓을 계획인 만큼 실제론 500여 전기차 회사가 있는 셈이다.

 

이들은 전기차 연 2669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생산 설비를 갖췄거나 갖추기 위해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실제 중국 내 전기차 생산량이 136만7000대라는 걸 고려하면, 전체의 95%, 2500만대 이상의 설비가 이미 놀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동안은 놀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중국 정부는 연 판매량 2000만여대에 이르는 중국 시장에서의 전기차 판매비중을 2025년 25%까지, 즉 5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공격적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올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 전망치도 최대 300만대 수준이다. 그러나 이 계획을 초과 달성하더라도 각 기업의 투자·생산계획대로라면 당분간 심각한 공급 과잉 상태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중국 정부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한 것도 이 같은 상황 때문이다. 샤오야칭(肖亞庆) 중국 공업신식화부 부장(장관)은 지난달 "전기차 회사가 너무 많이 흩어져있고 대부분 작다"며 "합병·조직개편을 통해 경쟁력 있는 회사 위주로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헝다 위기 속 구조조정 신호탄 조짐 "100곳 중 1곳만 살아남을수도"

 

구조조정 1순위는 자금력이 부족한 회사다. 실제 많은 중국 전기차 회사가 자금 부족으로 신차 개발 및 양산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500여 전기차 회사 중 절반에 육박하는 41.3%는 자본금이 4000만위안(약 74억원)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3대 부동산 기업으로 꼽히던 헝다그룹의 자회사 헝다신에너지차 역시 구조조정 가능성이 크다. 헝다그룹은 2019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하고 474억 위안(약 8조2000억원)을 투입하며 단숨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비핵심 자산 처분이 불가피하게 됐다. 헝다신에너지차는 10여종의 신차를 동시 개발 중이고 내년부터 연 50만대 이상을 생산·판매한다는 계획 아래 적잖은 금액을 투입했으나ㅎ 아직까진 양산 이전 단계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헝다신에너지차의 주가는 올초 최대 69홍콩달러를 찍었으나 8일 현재 고점에서 95% 이상 내린 3달러대에 그치고 있다. 올 6월까지만해도 3000억홍콩달러(약 43조원)를 웃돌던 시가총액도 10분의 1 수준인 300억홍콩달러(약 4조원)까지 감소했다.

 

이 구조조정 기조 속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누구일까. 현지 업계 및 언론은 자본력이 뒷받침을 전제로 경쟁력 있는 신차를 공급하는 기업을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지 전문매체 오토홈(Auto Home·汽車之家)은 지난 5일 관련 분석기사를 통해 "아무도 100명 중 1명만 살아남는 경쟁을 택하지 않겠으나 심각한 과잉 생산 상황의 현 전기차 업계는 이 같은 적자생존 경쟁을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창안신에너지차, 베이징신에너지차, 체리자동차, 상하이폭스바겐차(FAW) 등은 이미 신규 투자자 유치나 자산 구조조정을 마쳤고 아이웨이즈(AIWAYS, 愛馳), 장링(江铃)자동차그룹(JMC), 비야디(BYD)와 일본 도요타자동차, 바이두와 지리차 등이 신설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합종연횡을 시작했다는 게 이 매체의 설명이다.

 

중국 배달서비스기업 메이퇀(美團)의 최고경영자 왕싱(王興)은 최근 국유기업 3곳(FAW, 둥펑(東風), 창안(長安)자동차)과 지방 정부 산하기업 3곳(상하이차와 광저우차, 베이징차) 기존 민간 자동차 회사 3곳(지리(吉利), 창청(長城), 비야디(BYD·比亚迪)) 스타트업 3곳(샤오펑(小鹏), 니오(蔚来), 리오토(理想)) 등 총 12곳의 생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 자동차산업 컨설팅 기업 차이나오토인사이트는 샤오펑, 니오, 리오토의 3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이 오히려 이 같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장기적으로는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3인방으로 꼽히는 샤오펑과 니오, 리오토는 중국 당국의 '경고' 이후에도 주가에 큰 변동이 없다. 3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8일(현지시간) 종가 기준 각각 327억달러(약 39조원), 590억달러(약 71조원), 2285억홍콩달러(약 35조원)로 최근 수년 새 주가 상승 기조에는 크게 흔들림이 없는 상황이다.

김도담 기자 dodam@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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