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의 인도 고급화 전략이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차는 처음으로 인도 최대 자동차 제조사인 '마루티 스즈키'(Maruti Suzuki)의 영업이익률을 추월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판매법인(HMIL)은 FY21(2020년 4월~2021년 3월) 에빗다(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417억4000만 루피(한화 약 664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 레버리지 증가와 원자재 비용 관리 개선 등에 따른 비용 절감으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고급화 전략에 따른 차량당 영업 이익은 7만2471 루피(약 115만원)에 도달했다. 마루티 스즈키(145만7861대)의 절반도 안 되는 56만대를 판매하면서도 약 78% 높은 영업이익을 챙겼다. HMIL이 마루티 스즈키의 영업이익률을 추월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HMIL은 현지 전략형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크레타'와 소형 SUV '베뉴' 등 수익성 높은 모델을 중점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두 모델의 수요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연간 생산량을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HMIL이 마루티 스즈키를 앞선 것은 영업이익률뿐 아니다. 지난 5년간 매출 증가률도 1.62%p 앞지르고 있다. FY16부터 FY21까지 5년간 HMIL은 5%씩 매출이 성장한 반면 스즈키 마루티는 3.3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모델별 평균 가격으로 보면 현대차가 두 배 이상 비싸다"며 "그럼에도 인도 소비자들에게 디자인과 성능 등을 인정받으며 '제값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에서 고급차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꾸준한 품질관리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