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구루=윤진웅 기자] 볼보자동차가 반도체 쇼티지(부족현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았다. 공장 셧다운과 조업단축이 반복되며 글로벌 판매량이 급감했다. 선제적인 재고 관리에 나섰던 볼보코리아는 우선 방어에 성공했지만 향후 물량 확보 차질에 따른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차그룹은 지난달 글로벌 시장에서 총 4만7223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대비 30.2% 감소한 수치다. 유럽 판매가 -41.5%로 가장 많이 줄었고 미국에선 9% 하락했다.

그나마 볼보코리아의 활약으로 하락세를 다소 만회했다. 볼보코리아는 지난달 1259대를 판매하며 전월(1153대) 대비 9.2%, 전년(801대) 대비 57.2% 수직 성장했다. 선제적인 재고 물량 관리가 효과를 발휘했다는 평가다.

볼보차의 글로벌 판매 하락은 반도체 쇼티지의 영향이 크다. 지난달 말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생산에 차질이 생기며 공급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

지난 8월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생산라인을 전면 중단한 뒤 지난달 10일 제한적인 생산 재개에 들어갔지만 현재로썬 전면 재개는 어려운 상황이다. 길게는 3년까지 반도체 공급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향후 글로벌 판매량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 2021년 10월 2일 참고 반도체 칩 부족에 스웨덴 자동차산업 위기>

사정이 이렇다 보니 볼보코리아의 전략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물량 확보를 통해 고객 인도 대기 기간을 줄이겠다는 목표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앞서 이윤모 볼보코리아 대표는 지난 9월 '신형 XC60 공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대비 50% 이상 늘어난 물량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최악의 경우 현재보다 대기기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스웨덴 현지 고객들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통상 신차 주문 후 차량 인도 시점은 2개월 내외였지만, 최근 들어 인도 시기가 6개월을 넘기는 것이 태반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품귀 현상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단기간 내 상황이 개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코로나19로 물류비용까지 인상되면서 힘든 상황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볼보는 최근 연내 IPO 계획을 공개했다. 신주 발행을 통해 약 250억크로나(약 28억6000만달러·3조3900억원)를 조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본보 2021년 10월 5일 참고 볼보, IPO 추진 본격화…연내 29억 달러 조달 목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