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존모터스, 집단소송 가능성…美로펌 조사 시작

2021.09.30 10:26:23

공매도 업체 '블루오르카', 사기 의혹 제기
"최대 고객사 실체 없고 주문량 허구" 주장
전직 임원 "니콜라와 비슷한 모습 보여"

 

[더구루=정예린 기자] 미국 수소전지 상용차 공급업체 하이존모터스(이하 하이존)가 집단 소송 위기에 직면했다. 공매도 투자사가 사기 의혹을 제기하며 '제2의 니콜라' 사태를 우려하는 보고서를 내면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로펌 커비 맥이너니(Kirby McInerney)는 "하이존이 연방증권법을 위반했는지, 기타 불법적인 사업 관행에 관여했는지 여부에 대한 잠재적인 청구를 조사하고 있다"며 집단 소송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한다고 지난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집단 소송 논란은 같은 날 공매도 기관 블루오르카캐피탈(Blue Orca Capital·이하 블루오르카)의 폭로 직후 불거졌다. 28일 종가 기준 주당 9.21달러에서 2.58달러로 주가가 약 28% 급락했기 때문이다. 

 

블루오르카는 보고서를 통해 하이존의 최대 고객사는 실체가 없으며 회사가 발표한 주문량도 허구라고 주장했다. 

 

하이존은 이달 9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 수소 홍윤 오토모티브(Shanghai Hydrogen HongYun Automotive)'와 500대의 수소트럭 계약 체결을 발표했다. 하지만 블루오르카가 확보한 해당 기업 자료에 따르면 이 업체는 계약 발표 3일 전인 지난 6일 설립됐으며 자본금, 웹사이트, 위챗 계정 등도 없는 유령 회사다.

 

두 번째로 큰 고객사로 알려진 뉴질랜드 히링가 에너지(Hiringa Energy·이하 히링가)는 하이존의 마케팅 업무를 돕는 '채널 파트너'로 드러났다. 하이존은 올 2월 히링가 에너지와 오는 2026년까지 수소연료전지 트럭 1500대를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을 토대로 히링가가 올해 전체 인도량의 24%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히링가는 블루오르카에 올해 배송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블루오르카는 하이존이 여러 대형 고객사를 놓친 후에도 수익 예측을 하향 조정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하이존은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와의 합병 상장 과정에서 진행한 프레젠테이션에서 코카콜라, 이케아, 하이네켄 등을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관련 참조를 삭제했다. 

 

이 밖에 환상에 가까운 재무 전망, 잇단 경영진의 이탈 등도 사기 의혹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시했다. 하이존은 총 마진을 32%로 예상했는데 이는 테슬라의 마진 22%를 뛰어넘는 수치로 업계 평균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 15개월 동안 최고기술책임자(CTO) 2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 전직 고위 임원은 블루오르카에 "계약이 제시되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며 "안타깝게도 니콜라와 비슷한 모습을 보였고 나는 그게 매우 불편했다"며 퇴사한 이유를 밝혔다. 

 

하이존은 수소 트럭과 버스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싱가포르 연료전지업체 호라이즌퓨얼셀테크놀로지에서 분사한 뒤 스팩인 '디카보나이제이션 플러스 애퀴지션(Decarbonization Plus Acquisition Corp. III, DCRC)'과의 합병을 통해 미국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5억5000만 달러(약 6517억원)를 조달했다. 최근 미국 투자은행 JP모간 애널리스트들이 꼽은 '강력 매수' 종목 탑3에 오르면서 주목받았으나 사기 의혹에 휩싸이며 난관을 만나게 됐다. 

 

회사는 성명을 내고 "많은 사실적 부정확성에 근거한 블루오르카 보고서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보고서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으며 적절한 시기에 추가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