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우주 앙숙' 러시아 초청받아

2021.08.31 14:50:19

드미트리 로고진, 10월 5일 바이코누르 우주기지로 초대
우주 프로그램 촬영팀 우주 여행 계획

 

[더구루=오소영 기자] 스페이스X를 창업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으로부터 우주 관련 TV 프로그램 제작 참여 요청을 받았다. 우주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히 다퉈온 미국·러시아 회사 수장들의 회동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로고진 사장은 지난달 26일 머스크에게 "10월 5일 TV 촬영 그룹을 우주에 보낼 계획이다"라며 "그날 세계 우주 비행사의 요람인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뵙고 싶다"고 트윗을 날렸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유인 비행에 대한 진실, 엄청난 위험과 우주 비행사들의 정서적 영향에 대해 말하는 것"이라며 "당신이 가장 잘 이해하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로고진 사장이 TV 인터뷰 출연을 요청한 것인지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스페이스X를 저격해온 로고진 사장이 머스크 CEO에 손을 내밀면서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경쟁 속에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여온 양사 대표가 만나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로고진 사장은 지난 6월 현지 매체를 통해 "스페이스X가 경쟁을 훼손하고 우주 산업에 헌신한 러시아의 노력을 조롱한다"고 비난했었다. 작년 4월에는 "발사 비용을 30%까지 절감할 계획"이라며 "우리의 가격 정책은 미국 예산으로 자금을 조달한 미국 기업들의 덤핑에 대한 응답"이라고 밝혔었다. 가격 덤핑을 통해 발사체 시장에서 러시아를 밀어내고 있는 미국 회사들을 비난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브랜슨 회장이 창업한 버진 갤럭틱의 비행 성공을 축하하며 미국 기업에 대한 태도를 바꾸고 있다. 우주 기술보다 요트와 같은 사치품에 돈을 쓰는 자국 내 억만장자 정치가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만남을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 봉합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2024년 운용 시한이 종료되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운용 연장 문제를 두고 공방을 벌여왔다. 미국은 ISS의 운용 시한을 연장하자고 제안했으나 러시아는 자국 우주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먼저 해제돼야 한다고 받아쳤다.

 

 

 

 

오소영 기자 osy@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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