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알제리 대신 모로코 아프리카 거점 선택

2021.09.05 08:10:49

알제리 내 정치적 불안정에 사업 영위 불가 판단
알제리-모로코 국교 단절 상황 속 결정에 관심↑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가 새로운 아프리카 거점으로 '모로코'를 낙점했다. 기존 거점으로 활용하던 알제리에서는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알제리 내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알제리와 모로코의 국가 간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이뤄진 결정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알제리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정치적 불안정으로 인해 알제리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더이상 사업을 영위하기 어렵다는 것.

 

결정적인 트리거는 알제리 정부의 신차 판매 허가 정지에 대한 우려였다. 수입 허가증 발급과 갱신을 꺼려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며 생산 중단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정치 싸움에 판매권을 이리저리 뺏기며 쌓인 피로감도 철수를 앞당기는 데 한몫했다. 지난 2017년에는 기존 판매권 주인였던 세비탈그룹에서 시마모터스로 바뀌었다가 2019년 4월 압델라지즈 부테플리카 전 알제리 대통령이 퇴진한 뒤엔 과거사 청산이라는 명목하에 다시 시마모터스에서 세비탈그룹으로 바뀌는 등 불안정한 상황을 반복했다. <본보 2020년 1월 21일 참고 '뺏기고 빼앗는 현대차 판매권'…알제리에 무슨일이?>

 

정치권과 사업가에 대한 대규모 조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부패스캔들'에 휩말리며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글로벌모터스 공장에 허가를 내준 와디슈바 시장에 대한 조사 과정에서 현대차 파트너사인 글로벌그룹 하산 아르바위 회장이 징역을 살게 됐기 때문. <본보 2020년 1월 17일 참고 현대·기아차, '파트너 부패스캔들'로 알제리 생산중단…중동·아프리카 전략 '빨간불'>

 

현대차는 알제리를 대체할 국가로 모로코를 선택했다. 아프리카 거점으로 삼기에 시장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모로코는 자동차를 주요 수출품목으로 지정하고 자동차 산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다수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진출한 것과 더불어 최근에는 테슬라와 함께 부우스코우라(Bouskoura) 공장 프로젝트를 통해 전기차 제조 능력을 개발 중이다.


현대차는 모로코를 주 무대로 아프리카 시장에서 입지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차의 이번 결정은 알제리와 모로코가 국교를 단절하기로 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앞서 람탄 라맘라 알제리 외무장관은 지난 24일 "모로코 왕국이 알제리를 겨냥한 적대 행위를 멈춘 적이 없다"며 수교 단절을 선언한 바 있다. 양국은 역사와 문화에서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언어도 비슷한 데다 1427km의 국경을 접하고 있지만, 1994년 이후 국경을 걸어 잠그고 오랜 기간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독일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 역시 지난 11일 현대차와 같은 이유로 알제리를 떠났다.

윤진웅 기자 woong@theguru.co.kr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발행소: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81 한마루빌딩 4층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06 | 등록일 : 2018-03-06 | 발행일 : 2018-03-06 대표전화 : 02-6094-1236 | 팩스 : 02-6094-1237 | 제호 : 더구루(THE GURU) | 발행인·편집인 : 윤정남 THE GURU 모든 콘텐츠(영상·기사·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9 THE GURU. All rights reserved. mail to theaclip@thegur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