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美 신규공장 건설 지연…장비 수급 차질

2021.08.18 13:50:33

클린룸 장비 공급업체 中 '한탕' 경영권 분쟁 탓
회장직 포함 경영진·이사회 개편 작업 착수
창업자 미망인이 경영 참여 선언하면서 상황 급변

 

[더구루=정예린 기자] 대만 TSMC의 미국 애리조나 공장 건설 일정이 늦춰질 위기에 놓였다. 클린룸 장비 공급을 담당한 기업 내부 알력 다툼으로 인해 의사결정이 지연되면서다.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 '장시 한탕 시스템 인테그레이션(Jiangxi Hantang System Integration·이하 한탕)'은 17일(현지시간)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직 교체를 포함한 경영진 및 이사회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최대 주주인 창업자의 미망인 리 후위웬이 회사 경영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데 따른 것이다. 

 

한탕은 지난달 TSMC와 미국 애리조나 공장의 클린룸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클린룸은 반도체를 제조하는 양압시설로 한탕이 공급하는 장비는 미세먼지를 제어하는 반도체 품질 관리의 핵심이다. 

 

한탕은 계약 체결 후 애리조나주에 엔지니어를 파견하고 현지에서 200명의 직원도 추가 고용할 예정이었다.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인해 관련 계획은 모두 올스톱됐다. 회장과 사내·외 이사직 공석으로 인해 의사결정을 내릴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계약 중단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한 것은 아니지만 이사회가 구성될 때까지 시일이 걸릴 전망이어서 장비 공급 및 설치 일정 지연이 불가피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탕은 지난 2015년 왕 옌췬 창업자의 사망 후 차오 슈이 첸 회장과 첸 보첸 총괄 책임자 등 투톱 체제로 운영돼 왔다. 회사 지분 절반은 후위웬에 증여됐지만 경영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후위웬이 최근 회사 경영에 불만을 나타내고 직접 참여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첸 회장은 은퇴를 결정했고 보첸 총괄 책임자도 연내 사임할 계획이다. 후위웬은 회장직을 넘겨받고 팀을 새롭게 꾸릴 전망이다. 지분 우위는 물론 이사회 의석도 절반 이상 차지했다. 주주총회 투표 결과에 따르면 한탕은 새로운 이사회 구성을 위해 사내이사 7명과 사외이사 4명의 후보를 추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5명과 사외이사 3명 등 총 9명을 선출했다. 이중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2명이 후위웬 측 인사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TSMC는 지난해 애리조나주 공장 건설을 공식화했다. 120억 달러(약 13조5500억원)를 투입해 5나노미터(nm) 칩을 양산하는 생산시설을 짓는다. 생산능력은 웨이퍼 기준 월 2만장으로 2024년 완공 목표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시 북부에 대규모 부지를 매입하고 현지에 파견할 인력 1000명도 선발 중이다. 연봉 2배와 주택 제공 등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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