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 S' 충전 중 화재…美 부부 집 통째로 날려

2021.08.06 14:56:20

충전 중 화재 사례 처음, 폭발음과 함께 불길 치솟아
소방당국, 열 관리 시스템·전기 시스템 화재 원인 지목

 

[더구루=윤진웅 기자] 테슬라 전기차 '모델 S' 충전중 화재로 집을 날린 한 미국 부부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테슬라 전기차 안전성 문제가 재점화되고 있다. 특히 충전 중 화재가 일어난 사례는 이번이 처음으로 테슬라 운전자들의 불안감이 증폭하고 있다.

 

6일 워싱턴 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라몬에 거주하던 요기 빈덤(Yogi Vindum)과 캐롤린 빈덤(Carolyn Vindum) 부부는 지난해 12월 모델 S 충전 중 화재 사고로 집을 잃었다. 이 사고로 100만 달러(한화 약 11억 5000만원)의 재산 피해를 입었으며 약 8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빈덤 부부는 "화재 당시 2층에서 자고 있었다면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사고 당일 부부는 차고에 모델 S 2대를 충전한 채 잠을 자고 있었다. 새벽 5시 25분 휴대폰으로 전기차 충전 중단 경고 메세지가 울렸으나 잠을 깨우기엔 역부족였다. 이후 폭발음과 함께 집안 전체가 화염에 휩싸였다. 강력한 폭발에 금속으로 만들어진 차고 문은 집 반대편으로 날아갈 정도였다. 다행히도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부부는 화재 경보음으로 집안에서 빠르게 탈출할 수 있었다.

 

소방당국의 화재 검사 보고서에는 충전 중이던 테슬라 모델 S의 열 관리 시스템과 전기 시스템이 화재의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테슬라는 따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에 부부는 테슬라의 대응에 실망했다며 수령한 보험금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의 가솔린 차량을 구매했다.

 

테슬라 화재 발생 사고는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모델 S의 고성능 버젼인 '모델 S 플레이드'에서 두 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교외에 주차한 차량에서 갑작스럽게 불이 나는가 하면 주행 중 화재로 운전자가 탈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심지어 비상상황에서 전자 도어 시스템이 말썽을 일으키며 하마터면 운전자가 탈출하지 못하는 아찔한 상황으로 이어질 뻔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미국화재예방협회(National Fire Protection Association)와 미연방도로청(US Federal Highway Administration)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기차의 화재 발생 가능성은 가솔린 차의 10분의 1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전 전문가들은 화재 발생은 물론 화재 발생 이후 피해가 더욱 심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테슬라 전기차 배터리 특성상 불길이 더 세고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테슬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모델 S 비상 대응 가이드를 소개하며 '배터리 화재를 진압하는 데 최대 24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경고문을 써놨다. 화재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진압이 어려워 2차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회사 측에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잇따른 화재 사고와 더불어 테슬라의 상식 밖 대응에 브랜드 신뢰도도 하락하고 있다. 일례로 테슬라는 화재 위험을 줄이기 위해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가 결국 미국 소비자 1743명에게 총 150만 달러(한화 약 17억2650만원)을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윤진웅 기자 woo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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