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어 중국도 배터리 내전…집안싸움 본격화

2021.07.22 14:36:15

CATL, CALB 상대 中 푸저우법원에 특허침해 소송
CALB 무서운 속도로 성장…치열한 경쟁 속 '위기감'
'보복성' 분석도…GAC 수주 CALB에 뺏겨

 

[더구루=정예린 기자] 중국 1위 배터리 기업인 CATL이 4위 CALB(China Lithium Battery Technology)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냈다. 자국 내 경쟁사를 제소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K-배터리 전쟁이 일단락 되자 중국 기업 간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CATL은 CALB를 상대로 중국 푸저우시 중급인민법원에 특허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CALB가 출시한 전체 리튬이온 배터리 제품이 CATL의 기술을 무단 도용해 만들어졌다는 혐의다. CALB의 배터리에 대한 판매 금지도 함께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CALB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당사는 항상 독립적인 연구개발과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미래를 위한 포괄적인 투자 계획을 수행한다"며 "지적 재산권(IP)과 관련해 '기술 성취 보호'와 'IP 위험 방지 및 통제'라는 두 가지 방향을 오랫 동안 고수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범위의 지적 재산권을 수행하면서 당사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제품은 전문 지적재산권팀이 종합적으로 검토를 수행해 타인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되지 않도록 사전에 리스크 조사를 실시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중국 배터리 산업이 글로벌 리더로 거듭나고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사명을 항상 고수해 왔다"며 "CALB는 모든 파트너와 협력해 윈-윈하고 중국과 세계의 신에너지 산업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ATL은 지난해 1월에도 중국 9위 배터리 기업인 타펠 뉴에너지 테크놀로지(Tafel New Energy Technology·이하 타펠)를 상대로 1억2000만 위안(약 213억원) 규모의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CATL은 배터리 충·방전 과정에서 내·외부 압력의 균형을 유지해 폭발을 방지하는 방폭 밸브 관련 기술 특허를 문제 삼았다. 이와 별도로 같은 해 4월 타펠에 8000만 위안(약 142억원) 규모의 특허 침해 소송 4건을 추가 제기했다. CATL에 따르면 타펠과의 소송은 모두 CATL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CATL이 잇따라 자국 내 경쟁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배경으로는 '위기감'이 꼽힌다. 전기차 성장과 함께 배터리 시장이 커지면서 많은 기업이 진출, CATL이 독점하다싶이 했던 시장점유율이 분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CALB에 일부 공급 물량을 넘기게 되자 보복성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CALB의 성장률은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도 독보적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4월 세계 79개국에서 판매된 전기차에 장착된 배터리 사용량 중 CALB의 점유율은 2.7%(7위)를 기록했다. 점유율 32.5%로 1위를 차지한 CATL과 큰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성장률을 놓고 보면 CALB 배터리는 1.8GWh 사용돼 전년 동기(0.3GWh) 대비 무려 567.2% 늘었다. CATL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85.9% 증가했지만 CALB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10위권 내 다른 배터리 기업들과 견줘도 CALB의 성장 속도가 가파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CATL은 최근 중국 전기차 업체 GAC의 아이온 신모델에 탑재되는 배터리 수주를 CALB에 빼앗긴 바 있다. 작년 상반기 아이온 시리즈에는 CATL, CALB, 푸넝과기 등 3사의 배터리가 탑재됐으나 하반기부터는 CALB와 푸넝과기만 GAC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정예린 기자 yljung@thegur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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